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지난달 28일부터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이어갔다. 2006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약 3년만에 처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9일(475억원 순매수)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다소 약화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수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매수세가 이어질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외국인 매수세를 유인할 조건들이 충분하다는 주장과 매수강도가 다시 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10일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외국인의 매수세를 유인할 매력적인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총통화(M2)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와 미 국채와의 차이를 보여주는 TED 스프레드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까지 하락하는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난항을 겪었던 금융 구제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어 매수세가 지속될수 있다는 설명이다.
KTB투자증권 이우현 연구원도 "전일 증시가 120일 이동평균선에 대한 저항과 옵션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최근 급증한 차익잔고에 대한 물량 부담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현재 증시가 외국인의 전방위 매수 우위로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수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증시여건이 불안해 앞으로 순매수 행진이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대다수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우리 증시의 일등 공신인 외국인은 9일 연속 순매수하며 우리 증시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면서 "하지만 코스피 1,200선 부근에서는 밸류에이션상 가격 부담에 직면하면서 순매수 강도가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속도조절이 수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도 "과거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은 강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수 지속여부는 전고점 저항을 돌파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넘어서기에는 제반 여건 등이 덜 성숙했으며, 따라서 외국인 개인이 매수 강도를 강화할 만한 명분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 역시 "PBR(주당순자산비율) 1배 수준에서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 유입 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현재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외국인이 향후 증시 방향에 수급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한국만의 펀더멘탈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매수 집중은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에도 코스피가 PBR 1배인 청산가치에 도달하자 매도 전환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