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한지 6년이 지난 18일, 병마와 싸우는 부상자와 유족들은 지금까지도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그때의 상처는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1개 노선뿐이던 대구 지하철은 2005년 2호선이 완전 개통돼 2개노선이 갖춰지며 매일 수십만명의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등 사고 흔적은 찾기조차 어렵다. 사고 발생 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화재의 근원적 차단을 위해 지금까지 모두 448억원을 투입해 76건의 종합안전개선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우선 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차량 내부의 의자와 바닥재, 벽면, 천장 등을 내장재 불연성으로 교체하는 한편 비상인터폰과 공기호흡기, 소화기, 인명구조장비(트롤리)를 비치하는 등 안전용 비상설비를 대거 보강했다. 또 전동차내 화재감시기를 설치하고 전동차 통로연결막도 불연성 재료로 교체했으며 안전한 대피를 위해 승객 유도 동선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승강장내 추락방지용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화재 등 비상시를 대비해 터널 물세척을 하기 위해 터널내 연결송수관을 설치했다. 이 밖에 CCTV와 화재수신반을 연계 운영해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모니터에 출력이 가능하게 하는 한편 열차 무선통신시스템을 구축해 기관사와 사령실, 외부기관과의 무선통신도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수시로 매뉴얼화 된 교육훈련을 통해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과 부상자들에게 참사는 6년이 하루같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유족들은 가족들을 잃은 슬픔으로 인한 상실감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참사로 아내와 딸을 한꺼번에 잃은 A씨는 "아직도 밤만 되면 아내와 딸의 모습이 떠올라 사고를 통해 피눈물이 뭔지 억장이 무너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주위에서는 자꾸 잊으라 잊으라 하지만 아직도 시내간다며 맛있는 것 먹고 오겠다는 아내와 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딸에 대한 정을 표시했다. 사고로 부상을 당한 부상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하다. 볼일을 보러 칠성역에서 성당못역 방향으로 가다 사고를 당한 B씨(60)는 아직도 해마다 2월18일이 다가오면 고통을 느끼고 있다 한다. 그는 "평소 잊어버리고 있다가도 2월18일이 다가오면 사고당시 악몽이 생생히 기억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이후 오른팔에 마비가 와 불편을 겪고 있으며 기관지도 손상돼 장애 4급판정을 받았다. 이 뿐 아니라 후유증인 협심증으로 평생동안 약을 먹어야 되는 형편이다. 사고 뒤 직장을 잃은 그는 생활비는 아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쓰지만 크지 않던 보상비는 이미 생활비로 다 써 버려 자녀들의 결혼과 취직에 대한 걱정으로 울화통만 터진다고 한다. 그는 "대구시가 사고를 저질러놓고 나몰라라 하는 것이 너무 서운하다"면서 "숨진 희생자들도 안타깝지만 너무 희생자 위주로만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 살아남아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는 부상자들에 대한 추가보상과 배려가 있어야 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상자대책위 이동우 위원장은 "사고 이후 음성언어 장애나 우울증 등 추가 합병증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는 부상자들이 아주 많다"면서 "시와 관련기관이 치료와 보상을 계속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사고 발생 뒤 보상문제를 마무리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교훈을 되새기고 체험하기 위해 안전도시를 주제로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지난 연말 개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말자는 취지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대형사고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로 희생자유족 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당시 모금돼 위로금과 치료비 등으로 사용하고 남은 65억여원으로 7~8월 목표로 안전 관련 공익재단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재단은 안전 관련 국내외 학술대회와 참사 피해자 자녀 장학사업, 피해자 지원사업을 펴는 한편 안전사고 재난 문제 등을 집중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단체로 만들 계획이다. 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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