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제위기가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는 두 가지 극단적 사고방식을 경험하고 있다. 하나는 자기 나라가 이번 위기를 잘 넘겨 큰 불행한 사태 없이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나라가 취한 보호무역주의로 자기가 손해를 보는 사태는 생겨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 상품이 잘 팔려나가기 위해서는 남들이 많이 사줘야 하기 때문에 자유무역주의가 주창돼야 하나 남의 물건이 마구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면 일종의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다. 상당히 이율배반적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는 어느 쪽에 더 무게 중심을 둔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 각국과 무역정책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두 가지 생각이라는 사고방식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보호주의 시각이다. 쇠고기 협상이 그 일환이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맺어진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잘 교통정리 하자는, 이기심의 이해 상충을 막으려는 데에서 출발한 그야말로 ‘타협’의 산물일 것이다. 온 세계는 자국의 상품보호와 타국 상품 거부심리를 어떻게 잘 보이지 않게 가리면서 실현할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에도 자국 상품 잘 팔려다 분쟁이 나타나기도 하고, 재판까지 가는 상황이었고 보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야 말할 필요가 없다. 벌써 곳곳에서 자기들 유리한 무역조항을 그럴 듯한 경제위기 타개책이라는 미명하에 만들고 있으며, 사실 누가 더 지나치냐는 것이 문제일 정도이다. 이를 두고 영국의 한 석학은 각국의 경제논리에서 ‘파시즘’이 만연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자칫 금융위기에 의한 위기가 아니라 이와 같은 극단적 보호무역주의 고조가 더 위기라고 지적되기도 한다. 금융위기의 책임은 바로 금융기관들의 이자놀이에서 비롯됐다. 그 본거지가 바로 미국이며 뉴욕이었다. 그런 미국에서 정부의 수뇌부들은 “보호주의는 안 된다”는 점잖은 말을 겉으로 하지만, 상황이 급해질 때면 불쑥불쑥 자국 산업 우선주의의 대중적 인기 발언을 일삼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부양책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적자가 우려되면서 점차 인기를 잃어가자, 최근 인디애나 주와 플로리다 주 두 도시를 찾아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부양을 홍보하는 이 자리는 불행하게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민망스런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다짐하는 결속의 장소가 돼버렸다. 남의 나라 무역을 두고는 그토록 자유무역 시각에 입각해 목소리를 높이던 미국 내 유력 언론들도 이 같은 모습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자국에 유리하면 무엇이든 좋은 것이고, 잘하는 것이라는 국수주의 초기단계 증상이 아닐 수 없으며, 국가 전체가 마치 무슨 최면이나 걸린 듯 “우리 것에 우리 인력을 써야 한다”는 논리에 심취돼 있고, 그것이 현재로서는 모든 부분의 정답이 되고 있다. 세계대전이 왜 발생했는가가 다시금 떠오르게 된다. 당시에도 그렇게 온 대중들이 다 옳다고 믿고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그렇게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 못한다는 것이다.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먹이사슬이 시퍼런 환경속에 이겨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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