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62)의 용병술이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WBC 대표팀은 중남미의 야구 강국 멕시코를 가볍게 제압하고 2라운드 승자전에 올랐다. 한국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화끈한 장타력을 앞세워 8-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의 승리는 김인식 감독의 빛난 용병술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팀 내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추신수(27. 클리블랜드)를 제외하고 이범호를 선발 3루수에, 이대호를 지명타자 자리에 넣었다. 이 기용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3루수 겸 5번 타자로 나선 이범호는 이날 김 감독의 기용에 보답이라도 하듯 0-2로 뒤진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올리버 페레스(메츠)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안정적인 수비로 자신의 진가를 맘껏 뽐냈다. 1회부터 자신에게 날라 온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한 이범호는 3-2로 역전한 5회 1사 1,2루에서 호르헤 칸투가 때린 3루 강습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루 송구에 아쉬움을 남겨 이 타구는 이범호의 에러로 기록됐지만, 만약 타구가 빠졌다면 동점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날 5회초 수비 도중 정근우를 고영민과 교체했다. 김 감독의 이 교체 카드 역시 적중했다. 고영민은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던 5회 상대 선발 페레스의 90마일 짜리 초구를 통타,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작렬시켜 승리에 밑거름을 놓았다. 김인식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투수진 운용도 완벽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흔들리자 최근 팀내에서 가장 좋은 몸상태를 보인 정현욱을 집어 넣어 급한 불을 껐고, 이어 정대현-김광현-윤석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특급 계투진을 적재적소에 투입, 상대 공격의 예봉을 무디게 만들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1회 WBC 대회에서도 한국야구를 앞장서서 이끌며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을 맡았지만 `국민감독`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가 막힌 용병술로 한국팀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한국 야구팬들은 김 감독이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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