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에이어) 5만 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운집한 가운데 일본은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갔다. `사와무라상`에 빛나는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의 호투에 힘을 얻은 일본은 앞선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고전했던 봉중근(LG)을 괴롭혔다. 1회와 2회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지만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 없이 막아낸 봉중근은 3회 첫 점수를 내줬다.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봉중근은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의 2루수 직선타를 고영민(두산)이 놓쳐 무사 1,2루에 몰렸다. 일본은 후속타자 조지마 켄지(시애틀)가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의 우전 안타로 균형을 깨는데 성공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구리하라 겐타(히로시마)를 병살타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었다.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5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일본 타자들은 다소 힘이 떨어진 봉중근을 흔들며 무사 1,3루를 만들어냈다. 이 때 김인식 감독은 정현욱(삼성)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는 보기 좋게 적중했다.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정현욱은 묵직한 직구를 적극 활용한 과감한 승부로 삼진 2개와 도루 아웃을 솎아내며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의 찬스’라는 야구계의 오래된 정설처럼 한국은 곧바로 기회를 잡았다. 이와쿠마의 구위에 눌려 4회까지 1안타에 그치던 한국은 추신수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이와쿠마의 81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뽑아냈다. 동점의 기쁨도 잠시였다. 한국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일본 타선을 막지 못해 또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7회 정현욱을 상대로 연속 3안타를 뽑아내며 1점을 달아난 일본은 8회에도 류현진(한화)에게 희생플라이를 뽑아내며 2점차로 달아났다. 한국은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악몽을 안겼던 8회 반격에 나섰다. 선두 타자 이범호(한화)의 2루타로 기회를 잡은 한국은 고영민의 진루타와 대타 이대호(롯데)의 중견수 쪽 깊숙한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9회 임창용(야쿠르트)을 올려 상대 공격을 막아낸 한국은 중심 타선으로 이어진 마지막 공격에서 멋진 경기를 연출해냈다. 정근우(SK)의 삼진으로 패색이 짙어진 한국은 김현수와 김태균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믿었던 추신수의 삼진으로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이범호가 다르빗슈 유(니혼햄)를 상대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기록,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일본은 10회 2점을 달아나며 4시간 넘게 진행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극도의 부진을 보이던 이치로는 2사 2,3루에서 임창용의 실투를 2타점 결승타로 연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일본은 9회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다르빗슈가 10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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