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란구계(見卵求鷄). 장자의 ‘유물론’에 나오는 말로 장자의 제자가 성급히 깨달음을 얻으려 하자 제자에게 “너는 어찌 달걀을 보고 닭부터 찾는냐” 고 꾸짖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가을에 알찬 곡식을 얻으려면 농사지을 밭부터 구하고 봄에 밭을 정성스럽게 갈아 놓고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면서 수확을 기대하는 것이 순리다. 물건을 판매하는 일도 마찬 가지다. 물건을 판매할 장소부터 정하고 판매량에 따라 홍보 정도를 정하는 것이 순리다. ‘이사금’, ‘천년한우’ 경주지역의 대표브랜드인 이들은 경주를 떠나면 어디서 얼마나 팔리는 지 감감무소식이다. 알려고 노력도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에게 들어가면 끝이라는 식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광고비로 2~3억이라는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밭도 없는 상태에서 값비싼 비료나 약품을 뿌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이러면서도 주무 담당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매출만 잘 올리면 됐지 잘못한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제는 많이 팔면 끝이라는 시대는 지났다. 어디에 얼마나 팔렸고 인기 제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차후 판매대책도 세우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유통과정의 정석이다. 유통과정의 정석도 모르는 사람에게 판매를 맡겨놨으니 농민들 속은 얼마나 타겠는가. ‘천년한우’는 그 넓은 서울에 한 장소로 모인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4군데로 갈라져서 모인다. 그럼에도 광고에 투자하는 비용은 반대다. 이같은 광고행태를 보고 일각에서는 지역의 유력인사 친척이 운영하고 있다는 설까지 돌고 있다. 한곳에 1억 5천이라는 돈을 쏟아 붓는 행태를 보고 이해가 가지 않아 나온 말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계산방법이다. 또 생각해도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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