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출신 승리(31·이승현)가 성매매 알선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그의 추락이 재조명되고 있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 뇌관을 뒤흔든 '버닝썬 논란'이 도화선이 돼 2019년 3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퇴출당한 것이 증명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승리는 2006년 빅뱅 멤버들과 데뷔했다. 빅뱅은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뱅뱅뱅' 등의 히트곡을 내며 K팝 아이돌 그룹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팀에서 막내인 승리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스스로도 지난 2018년 7월 발매한 솔로 첫 정규 앨범 '더 그레이트 승리' 간담회 당시 항상 '뒷전'이었다고 털어놓았다.형들인 쟁쟁한 네 멤버들에 치였다는 것이다. 음악과 패션 감각으로는 지드래, 얼굴로는 탑, 춤으로는 태양, 예능감각으로는 대성에게 밀렸다고 했다. "설 자리가 없어 위기의식이 느껴졌다"고 고백했다.그때부터 '위험한 생존력'이 발동했다. 다른 멤버들과 부딪히지 않는 영역을 찾다가 장사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라멘 등 요식업 영역에서 성공했다.개인적으로 설립한 DJ레이블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소속사 YG에 인수합병, YGX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이 레이블의 대표가 됐다. 특히 MBC TV '나 혼자 산다', SBS TV '미운 오리 새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업가로서 모습을 뽐내 '승츠비'로 통했다.빅뱅 멤버들이 입대로 공백기를 보내는 사이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함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공백을 메우는 등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꼴이 됐다. 다른 연예인들처럼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닌, 직접 운영한다고 방송에서 밝힌 버닝썬이 쇠사슬이 돼 그를 묶은 것이다.YG와 빅뱅, 승리를 놓은 이유빅뱅은 음악성은 인정받아 왔지만, 사고뭉치 그룹으로 통했다. 데뷔 이래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태양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들이 마약, 교통사고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태양이 없으면 팀이 굴러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멜로디가 돋보이는 대중적 음악과 YG의 파워 덕분에위기를 돌파해 왔다. YG는 소속 가수들을 매번 감싸왔다.그러나 결국 '승리 리스크'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YG는 처음에 승리도 감쌌다. 성접대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카톡이 공개됐을 때도 "조작된 것"이라며 승리를 두둔했다.하지만 의혹이 끊이지 않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가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자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고, 회사의 신뢰도에 금이 가자 YG는 결국 승리를 포기했다. YG와 빅뱅의 이름값을 총동원해도 승리를 구해내지 못할 수준으로 승리의 혐의가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승리 역시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YG와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했다. YG에서 나오는 동시에 빅뱅에서도 탈퇴했다.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승리는 지난해 3월 입대해 군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입대 당시 도피성 입대라는 비판도 받았다.승리가 받는 혐의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 등·성매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횡령 등 총 8개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이후 재판 중 특수폭행 교사 등 혐의도 추가돼 혐의가 총 9개로 늘었다.그는 재판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해왔다.하지만 이날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대령 황민제)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승리의 9개 혐의를 모두 인정, 그에게 징역 3년에 11억5690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군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인석과 공모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그로 인한 이익을 얻었다"면서 "성을 상품화하고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주는 등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해악이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특히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범행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특히 승리는 재판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일삼아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승리 측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잘 주는 애들로 불러라"라고 적은 것에 대해 '단순 오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 뒤의 대화 내용을 보면 성관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혹시나 반전을 기대하던 소수의 팬들도 이번 판결을 받아들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승리 갤러리는 성명문을 내고 "찬란하게 빛나던 스타의 축 늘어진 뒷모습을 바라봐야 한다는 현실이 팬들로서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 또한 스스로의 잘못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이기에 본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고 적었다.이미 승리를 손절한 YG와 빅뱅의 다른 멤버들은 이날 판결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추후에도 따로 입장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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