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외교차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올해 세 번째 외교차관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은 한·미 간 백신 및 공급망 분야 협력 기조를 재확인하고 종전 선언 및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를 이어갔다.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국무부에서 약 60분에 걸쳐 회담을 진행했다. 우리 측에서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미국 측에서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회담에 나섰다.외교부는 "한미 동맹,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 차관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의 다양한 합의 사항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백신,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아울러 양측은 한·미 동맹의 협력 지평이 지속 확대된다는 평가를 나누고 중미와 이란, 서아프리카 등 주요 지역에서의 협력 방안과 기후 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현안에 관해 협의를 진행했다.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안한 종전 선언도 의제로 올랐다. 앞서 최 차관은 지난 14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종전 선언 진전 여부에 관해 "지금은 연말 국면이고 이제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외교부는 "양 차관은 종전 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방안에 대해 각 급에서 소통과 공조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한국과 이란 현안에 대한 협의도 있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란의 한국 내 동결자금 해제 요구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국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내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8조2800억원)가 묶여있다.미 국무부도 같은 시각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셔먼 부장관과 최 차관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 안보,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써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국무부는 "양측은 또한 북한 문제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약속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종전 선언을 따로 명시하지는 않았다.이날 협의에서는 `21세기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의 필수성도 논의됐다고 한다.삼국이 협력해 대응할 21세기 도전으로는 코로나19, 기후 변화 위기, 공급망 회복 및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이 꼽혔다.이 밖에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은 한국의 역내·글로벌 리더십을 환영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동맹·파트너국가와 협력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버마(미얀마) 민주주의 복원 문제도 논의됐다.최 차관은 오는 17일에는 셔먼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진행한다. 한일 차관회담도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