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지금 다소곳이 쌓여있는 낙엽을 밟으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은 분명 이 가을철에 놓칠 수 없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들뜬 기분에 취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다 보면 단풍이 물든 가을 산은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악마의 형상으로 부상이나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는 비극으로 우리 곁에 다가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한다. 산악 사고는 실족으로 인한 골절과 체력을 감안하지 않는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 악천후로 인한 저체온증, 낙석으로 인한 부상, 조난사고 등 어떤 돌발 상황이 나타날 지 알 수 없기에 철저한 준비가 사고예방의 최선이다. 특히 주5일 근무와 웰빙 열풍에 따라 산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 산악사고 예방수칙으로는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치고, 젖은 옷을 입고 바람에 쏘일 때는 마른 옷을 입고 있을 때보다 최대 240배까지 열손실이 발생하므로 여벌의 옷과 일몰로 인한 조난을 대비해 랜턴, 여분의 휴대전화 배터리와 초콜릿, 건포도, 오이, 과일 등 고칼로리 식품이나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간식을 휴대하는 것은 기본이며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며 하산할 때 무릎연골손상을 입기 쉬우므로 산을 내려올 때는 오를 때 보다 천천히 내려오고 일기예보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날씨 이상변화가 예상되면 지체 없이 하산해야 한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탈하는 것은 급박한 상황시 구조에 어려움이 있으며 조난과 추락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감지하였을 때는 이미 등산로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을 때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고 이리저리 움직인다면 체력소모와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길을 잃었을 경우 무턱대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계곡 길은 낙엽이 쌓여 돌과 바위가 뒤엉켜 미끄러지기 십상이고 추락 등 부상의 위험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길을 잃었을 때는 아는 곳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만일 짙은 안개, 어둠 때문에 지형과 방향을 살필 수 없을 때는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 표지판 번호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신속히 119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고 그곳에서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며 기다리는 편이 더 안전하다. 구조를 요청하러 갈 때는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하고 다른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다려야 한다. 이런 경우는 랜턴을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거리거나 소리를 외치는 등 자기의 위치를 알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색다른 가을의 멋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길 위해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준비되지 않은 산행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칠곡소방서 119구조대장 김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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