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확진자가 수일째 20만 명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사망자는 처음으로 하루 2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도 1천 명을 향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1만716명, 사망자는 139명으로 지난 주말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휴일 효과를 고려하면 확산세가 여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누적 사망자가 1천 명에 도달하는 데 1년이 걸렸는데 지난주에는 단 7일 만에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그 숫자가 두 배에 이른다.   사상 최다인 216명이 사망한 지난 5일의 경우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50대 9명, 40대 4명, 30대와 20대 각 1명 등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위·중증 환자 역시 전날 955명으로 늘어 의료 시스템의 부하가 커지고 있다. 중증 병상은 가용 2천747개 중 1천643개만 사용하고 있어 아직 여유가 있다지만, 가동률은 매일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위·중증 환자의 숫자가 이달 중 최대 2천75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상황이 더 나빠질 소지도 있는 만큼 병상과 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코로나의 기세가 이처럼 맹렬한데도 우리 사회 전반의 경각심은 오히려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방역 당국도 한몫했다. 정부는 최근 방역 패스를 중단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등 예방보다 치료에 방점을 둔 방역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공할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을 막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정책 전환 과정의 메시지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방역 관계자들부터 `오미크론은 독감 수준`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국민들 역시 긴장감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 설사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독감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하루 수십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지금의 상황은 공중보건의 중대 위기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코로나19는 아직 안정기에 들어가지 않아 바이러스가 향후 어떤 식으로 변화를 일으킬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방역 정책 전환의 취지대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8%이어서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이달 중순쯤 하루 35만 명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중증화가 진행되는 1~2주 후에는 일일 사망자가 무려 350명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만으로도 끔찍한데 만일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앞으로 한 달은 일상 회복을 위한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다. 이 기간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각급 학교의 등교 수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등 방역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 날씨가 풀려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아직은 방심할 때가 아니다. 기나긴 터널의 최종 구간을 안전하게 빠져나오기 위해 다시 한번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 연합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