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 국제 유가가 고공세다. 7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 안팎을 기록했다. 전날 한때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폭등했다. 오일쇼크 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국내 유가도 마찬가지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천845원가량이다. 전날보다 17원 정도 급등했다. 2014년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지역은 1천900원을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당장은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산업계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 수익성과 물가 등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와 소비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 둔화 내지 경기 침체 양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불안감을 지우기 어렵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보다 다변화되고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해졌다고 본다. 에너지 시장의 구조와 체계에 효율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 사회의 제재는 현재형이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가 임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전쟁은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가 비우호적 행동을 하는 국가와 지역 목록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것이다. 국제 사회의 제재에 대한 러시아 정부 측 대응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들에 외교적 제한을 비롯한 다양한 제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에 미칠 여파가 걱정이다. 현재 러시아에는 유수의 대기업들을 비롯해 국내 기업 40여 곳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분야가 망라돼 있다. 국내 산업 부문별 영향에 대한 현장에서의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  금융·외환시장은 요동치고 산업계가 비상 국면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현재 코로나 위기 상황을 벗어나지도 못했다. 대내외적 악재가 동시다발로 엄습하는 듯하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장중 1230원대에 올라섰는데 재작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고유가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대외적 변수로 인해 취약해지기 십상이다. 수출도 하방 위험이 커지고 물가 상승 압력의 우려는 여전하다. 시장 전반에 걸쳐 위기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등이 속속 켜지는 형국이다. 위험 신호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정 수단을 미리 강구하고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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