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1월 20일 첫 환자가 나온 지 792일만이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9만881명, 누적 확진자는 1천42만7천247명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셈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최근 코로나19가 한두 달 사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만 명 도달에 2년여가 걸렸는데 1천만 명 돌파는 불과 한 달 보름 만에 이뤄졌다. 전체 인구의 1% 내외가 단 하루 사이에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으니 이러다간 더 걸릴 사람이 없어 유행이 끝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유행이 커진 것은 알려진 대로 오미크론 변이가 결정적이다. 지난 1월 중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 종이 되면서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여기에는 방역 정책의 전환도 한몫했다. 정부가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은 오미크론의 위험성이 독감 수준이기 때문이 아니라 독감 수준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방역 완화를 무작정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파도가 워낙 거세 방파제가 무의미하게 된데다 그 방파제가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만 가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위·중증 환자에 대한 관리에 온 힘을 다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확산 차단 노력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 하루 300~400명씩 쏟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의 초과 사망이 코로나19 공식 사망자의 두세 배에 이른다는 보고도 나왔다. 완치 판정 후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거나 의료 역량 소진으로 다른 중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확진자와 비례해 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세가 급격히 악화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감염 2~3주 후이다. 확진과 사망의 정점 사이에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병상, 인력 등 의료 자원에 다소 여력이 있더라도 만약의 사태에 미리 충분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스텔스오미크론 확산 추세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국내 점유율은 이미 40%를 넘어섰다. 진정 국면이라던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스텔스오미크론 유행으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스텔스오미크론은 증상이나 백신·치료제 효과 등이 오미크론과 큰 차이가 없으나 전파력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코로나 사태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 구간이 기대처럼 짧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한 달이 위기 극복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설사 독감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확진자 규모, 갈수록 악화하는 치료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공동체가 큰 위험에 처한 것만은 분명하다.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마지막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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