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지극히 편향된 대언론관이 도마위에 올랐다. 시가 운영하고 있는 뉴스 스크랩 행태가 지역여론을 공직사회 내부에조차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보도기사 중 경주시와 관련된 뉴스들을 스크랩해서 내부 행정전산망을 통해 각 실·과·소 공무원들이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지만 이 뉴스 스크랩 자료가 한 직원의 잣대에 의해 왜곡된 채 공직사회에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1년 가까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이아무개 담당과 김아무개 주사가 뉴스를 편집해주면 행망에 올리기만 한다”고 했다가 몇 시간 후 말을 바꿔 “경주시와 관련된 나쁜 기사는 자신이 알아서 빼고 행정전산망에 올린다. 좋은 기사는 되도록 많이 넣는다”고 실토해 관행적으로 오래전부터 행정조직 내의 여론을 통제해 왔다는 것을 인정했다. 특히, 이 직원은 경주시에 관한 비판기사를 ‘Bed News’라고 표현하고 우호적인 기사를 ‘Good News’라며 2분법으로 정의해 말하고 있어 왜곡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 행정 전산망에 띄워진 스크랩 기사들은 시 공무원 모두가 볼 수 있어, 시 행정의 현주소가 여론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 부서의 장·단점을 공무원들의 일상적인 업무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즉, 제대로 된 건전한 비판여론의 전달은 타 부서에서 생긴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순기능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주시의 전 근대적인 스크랩 행태는 타 공무원들에게 오류를 피해 갈 기회 자체를 박탈해 버리는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렇게 시와 관련된 비판기사를 말단 직원이 임의대로 판단해 제외시키다보면, 여론을 명확하게 알고 시정을 펼쳐야 할 백상승 시장을 비롯한 핵심 간부공무원들 마저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결국, 경주시의 잘못된 뉴스 스크랩 행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시정 전체를 왜곡시킬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끔씩 듣는 쓴 소리마저 귀를 틀어막아 여론과 시정을 갈라놓는 경주시의 닫힌 행정에 시급하게 메스를 대야 한다. 경주시가 진심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언론을 어려워하고 존중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지금처럼 언론을 일방적 의사 전달 대상으로 보고 편법을 동원한다면 언론과의 소통은 요원하다. 되레 역풍만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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