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생활, 자녀교육 등에 관한 어머니들의 고민이 무대 위에서 유쾌하게 풀린다. 연극 ‘엄마들의 수다’는 캐나다 주부배우 6명이 창작한 극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엄마들의 이야기가 아줌마들의 수다로 펼쳐진다. 1993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초연됐고 2500명이 넘는 배우들이 작품에 참여했다. 캐나다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미국, 뉴질랜드, 영국 등지에서 공연되며 100만명이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초연이다. 여자라면, 엄마라면, 아내라면 경험할 수 있는 출산과 육아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코끝이 찡해지는 엄마의 모습 대신 인간이자 여자로서의 모습을 주부들 특유의 입담으로 리얼하게 보여준다. 자녀를 키우면서 벌어지는 말 못할 고충, 남편과의 비밀스러운 밤 고민 등 차마 대놓고 말하지 못한사연들이다. 재미있고 시원하게 수다를 떨어가며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7일 기자간담회에는 이성원 연출과 탤런트 김민희, 연극배우 정재은 정수영 김로사 염혜란 이선희 등 출연진이 함께 했다. 이 연출은 “결혼을 한 친형이 형수가 아이를 가진 뒤 어리광을 부린다든지 평소 볼 수 없었던 행동들을 하는 것이 신기했다”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보다 더 큰 변화를 담보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엄마, 여행 갈래요?’, ‘친정 엄마와 2박 3일’, ‘가을 소나타’ 등 기존의 엄마 연극들과의 차이점은 “포괄적으로 엄마의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육아와 출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1996년 ‘어머니’ 이후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김민희는 “스무살 때 30~40대 여성은 여자가 아닌 아줌마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내 나이가 어느덧 서른일곱살인데 지금은 그때를 반성하는 한편 30~40대의 여성과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민희는 1980년 TBC 드라마 ‘달동네’의 ‘똑순이’로 유명하다. “아역 이미지가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나이가 들어도 어리게 보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열살 딸을 둔 지금 제일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엄마”라고 자신했다. 이날 부대행사 ‘엄마 VS 아빠의 리얼 토크쇼’에는 탤런트 조재현 박철민, 연극배우 이석준 서현철 등이 참석해 연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엄마들의 수다’는 ‘연극열전3’ 중 한 작품으로 18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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