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4억원 가까운 시민 혈세를 들여 관광 홈페이지를 운용하고 있지만,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배려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라천년의 수도로서, 역사 문화 관광 첨단과학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시의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영문 인터넷 경주관광 홈페이지의 지명표기도 오류투성이다. 로마자 표기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졸속으로 제작해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오류의 백미는 황룡사의 영문표기를 의역해 ‘Yellow Dragon Temple’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대릉원과 첨성대, 석굴암 등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주요 관광지의 경우 외국어 관광홈페이지 지도상에는 표시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지난 1995년 불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 등록된 석굴암조차 없다. 시가 운영하는 영어·중국어·일어 홈페이지 어디에도 석굴암 내부를 사진을 곁들여 제대로 소개하는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경주시가 손쉬운 국내관광객 유치에만 신경쓰고 외국인을 홀대해 `관광산업 진흥`이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영문 지도서비스 상에는 대릉원은 표시되지 않지만 인근 S쌈밥과 또 다른 S식당은 선명하게 표시되고 있어 과연 어떤 기준으로 지도를 제작했는지 궁금증을 더할 뿐이다. 특히, 경주시 홈페이지에는 확대·축소 버튼조차 없어 지난해 홈페이지를 정비할 당시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수억대의 예산을 쓰면서 정비한 홈페이지가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을 못하는 것은 담당부서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경주시청 홈페이지 전담부서의 홍 아무개 주무과장은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되레 취재를 한 기자에게 호통만 치고 있다. 전형적인 무사안일에다 복지부동한 관료주의의 전형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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