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는 조상님의 시신을 길지가 아닌 흉지에 뫼신다는 것은 차라리 화장(火葬)하는 방법이 낫다고 한다.  그렇다고 제대로 명당의 조건을 갖춘 땅을 얻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 길지의 조건을 갖춘 땅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설령 어느 지역에 명당 터가 있다 해도 본인의 소유가 아니면 무용지물이고 사후에 화장보다 매장을 원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 중에 과연 자기 소유의 임야를 갖고 있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까?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발달로 매장문화가 발달되어 그 시대 풍수가들은 전국방방곡곡을 샅샅이 뒤져 명당이란 명당은 거의 다 찾아 써버렸기에 길한 땅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그러나 풍수인의 한 사람으로 생각건대 반드시 길지가 아니라도 흉지만 피한다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국유지를 이용해 매장문화를 장려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매장에서 비록 길지는 못되어도 흉지를 피할 수 있는 무해무득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는 묘지문화에 대한 강제규정이 미약하다보니 아무데서나 묘지를 사용하고 화려한 석물로 치장하는 잘못된 문화로 인해 전국토의 묘지화를 부추긴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매장문화도 봉분의 크기제한과 석물의 사용금지 등 자연친화적 조건으로 규제한다면 먼 미래의 환경보전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임야임을 고려해볼 때 자연친화적인 면에서도 권장할 만하다. 적당한 환경규제 속에 매장문화가 정착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봉분은 무너져 흔적조차 없어지고 땅속의 유골은 자연 소진되어 원상태로의 복구가 된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자연사하여 땅에 흩어지는데 인간이야말로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화장으로 그 흔적을 오래토록 지상에 남기고 있다. 차라리 땅속으로 들어가 자연에 동화되는 것이 음양의 법칙과 자연의 순리에도 합당하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장례풍습이 80%가 화장 문화라는 통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화장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늘어날 것이고 근래 들어 부쩍 늘어나는 납골당의 공해도 만만치가 않다. 늑대를 피하니 호랑이를 맞는다고 했던가. 매장을 대신해 정체불명 양식의 기괴한 대규모 호화 납골당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주로 중국 등 외국에서 비싼 돈을 들여 수입한 거대석물로 대도시 인근에 조성되어 있고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우리나라 도시 공간 인근이 모두 납골당화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옛 속언에 산사람은 모여살고 죽은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고 보니 납골당 근처의 인근 토지는 국민들의 생활용지로 부적합하게 되고 납골당 수가 늘어날수록 많은 국토를 잠식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 석물들은 우선은 깨끗하고 보기가 좋을지 모르나 매장과 달리 훗날 절대로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고 흉물화 된다는 것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납골당은 결국 거대한 공해물에 불과할 뿐 어떻게 원상회복해 볼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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