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재산면의 광산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8일 구조 작업은 열악한 갱도 여건에 난항을 겪고 있다.봉화소방서는 이날 오전 9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진입로 확보를 위해 폐갱도인 제2 수갱(수직갱도) 지하에서 수평으로 약 27∼28m 지점까지 암석을 제거했다고 밝혔다.김윤현 경북 봉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지하 지반이 연약해 지지대를 설치·보강하고, 레일 설치를 하고 있다"며 "1시간에 1m도 채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전문가 4명을 비롯해 소방 관계자 43명, 광산 관계자 28명, 경찰 6명, 광업공단 관계자 5명,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 2명 등 인력 114명과 소방차 등 장비 32대가 동원됐다. 브리핑 중간에 고립된 작업자들의 가족들은 구조 당국에 "현장에 더 젊고 많은 구조 요원과 전문가들을 충원해달라"고 요청하자, 업체 측 안전관리자는 "탄광에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가족들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르니까, 회사는 죽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는 거 아니냐"며 "회사가 사고 원인인 제1 수갱에 쏟아진 불법 매립 폐기물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니까, 구조 작업이 제2 수갱에서만 진행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업체 측은 사고 원인인 300∼900t가량의 펄(토사)이 일제시대 때부터 충진(갱도에 막아둔)된 퇴적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6시께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한 아연 채굴 광산의 제1 수갱 하부 46m 지점에서 펄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작업자 2명은 자력으로, 3명은 업체 측 구조로 탈출했으나, 제1 수갱 지하 190m 지점에서 작업 중이던 조장 박씨(62)와 보조 작업자 박씨(56)는 고립됐다. 지하에 고립된 지 40시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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