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동맥경화의 위험성과 최신 지식에 대한 Peter Libby 하버드대학 의학부교수의 글을 필자가 정리해 봤다.  동맥경화에는 죽상동맥경화, 중막경화, 세동맥경화 3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죽상동맥경화를 동맥경화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동맥경화는 지방이 많은 퇴적물(플라크)이 동맥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지방으로 인해 동맥이 즉 혈류가 방해되어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것은 아니다. 저비중리포단백(LDL)이 이러한 염증의 방아쇠를 당기므로 지질(脂質)저하제에 의한 치료는 동맥경화 치료에 불가결하다.  또 염증을 막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위험을 알려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동맥에서 진행중인 염증을 검출하는 혈액검사가 효과적일 것 같다.  최근 심근경색과 뇌경색은 암(癌)과 함께 중장년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그 뒤에는 죽상동맥경화가 도사리고 있는 동맥에 생긴 지방 플라크가 혈관을 직접 막는 것이 아니라, 플라크의 파열이 신체를 위기에 빠뜨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 대부분의 의사들이 죽상동맥경화를 단순한 `배관공사의 문제`로 여겼다. 지방분이 많은 끈적끈적한 혈관 벽의 표면에 조금씩 쌓여간다. 이 축적물 덩어리(플라크)가 커지면 배관이 막혀 그 앞의 조직에 혈액이 닿지 않게 된다. 피가 막힌 조직은 곧 죽는다. 이렇게 심근이나 뇌의 일부가 죽으면, 심장발작(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설명을 믿고 있는 의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오랜 연구가 결실을 맺으면서 동맥과 배관은 비슷하고, 비(非)인간임을 알게 되었다.  동맥세포는 서로 연락하여 주위의 환경과 항상 소통하고 있다. 동맥에 지방이 쌓이고 플라크가 커지는 과정에는 동맥 세포 자체가 관련된 것이다. 축적은 혈관 벽 표면이 아닌 내부에서 일어난다. 플라크가 출혈을 막을 정도로 커지는 경우는 드물다. 심장마비나 뇌경색의 대부분은 혈관을 막히게 할 만큼 크지 않은 플라크가 원인으로 일어난다. 이것이 갑자기 파열돼 혈액 덩어리, 즉 혈전(血栓)을 만드는 방아쇠가 된다.  이렇게 생긴 혈전이 혈류를 차단한다. 게다가 동맥경화에서는 염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염증이란 감염을 일으킨 베인 상처가 붉어지고 붓고, 열이 나고 아픈 과정인데 그와 같은 과정이 플라크 형성에서부터 성장, 파열(破裂)까지 이르는 동맥경화의 전 과정에 관여되어있다.  미생물이 체내에 침입하여 해를 끼치려고 할 때, 신체는 염증이라는 방법으로 감염과 싸운다.  그런데 동맥경화의 경우는, 이 염증 자체가 해를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군(我軍) 방위군으로부터 총을 맞아 염증성 질병인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생기는 것과 같은 사태다.  이 새로운 사고방식에 서면 동맥경화의 진단과 치료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망이 나온다. 왜 심장마비는 예고도 없이 일어나는가? 심장마비를 피하기 위한 치료법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의문에 대한 설명도 붙는다.  동맥경화의 예방과 진단, 치료의 진보에 대한 기대는 매우 강하다. 일반적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맥경화로 인해 일어나는 심장발작과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선진국에서는 암(癌)을 상회하고, 개발도상국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누가 불씨를 점화하느냐! 과거에는 세포 수준이나 분자 수준의 상호작용을 몰랐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변화와 통증을 바탕으로 염증을 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바깥에 나타난 징후는 미시적(微視的)인 수중에서 이루어지며 치열한 전투의 반영임을 알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한 공격이 시작되었음을 감지(感知)하면, 어떤 종류의 백혈구가 위기에 처한 조직으로 모인다.  거기서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침입한 미생물에 손상(損傷)을 주는 산화물이나 사이토카인과 같은 신호분자 등이다. 염증반응을 확인하려면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 세포나 염증 매체 에이터를 검출하면 된다. 염증이 동맥경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진 것은 나쁜-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비중리포단백(LDL)연구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의학적 지식이 없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LDL을 아무리 외쳐봤자 알아듣지 못한다. 현대의 비극은 환경에서 오는 것보다 인간의 무지에서 비롯하고 있음을 필자는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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