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많은 유혹으로 말미암아 험하고 거짓이 난무하는 타락한 세대라 한다. 유혹은 남을 꾀어 정신을 못 차리게 하거나 반해서 나쁜 길로 이끄는 행동이다. 유혹의 첫 단계는 공짜다.  공짜는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아니하고 저저 얻는 것을 두고 말한다.  유혹은 호기심에서 출발되며, 실은 허영심의 일종이다.  낡은 것보다 새 것을 좋아함을 호기심이고, 새 것보다 낡은 것을 좋아함은 버릇이다.  호기심이 진보적이라면, 버릇은 보수적이다. 남을 유혹하는 말은 상대방을 칭찬하는 말에서 듣기 좋은 귀가 솔깃한 미사여구의 말 잔치에서 시작되며, 범어에서 유혹이란 "시도 때도 없이 달라붙는 벌레"라 했다.  이러한 유혹의 시발점이 되는 호기심은 힘세고 강한 지성(知性)도 무너뜨리는 가장 영구적인 특성 중 하나다.  인간에게는 세가지 유혹이 있다. 거친 육체의 욕망, 제 잘났다고 거들먹거리는 교만, 졸렬하고 불순한 개인적인 이익을 탐내는 이욕심이 그것이다. 이로인하여 모든 불행이 과거에서 미래에까지 영원히 인간의 무거운 폐단이 된다.  이 세상에서 이 세가지로 육욕과 교만과 이욕심이 없었던들 완전한 질서가 인간을 지배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무서운 병을 누구나 소유하고 있다. 저신들에게 가해야 할 대책은 수양 밖에는 없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때로는 가장 완성한 상태에서, 가장 부패한 상태에 놓일 때도 자주 생긴다. 항상 좋은 상태에 있을 때 조심하자. 그 상태가 유지되면 악(유혹)을 몰아낼 수 있다. 항상 인간은 말에 유혹 당하고, 본래의 자기와는 전혀 딴판이 되고 싶은 욕심에서 자멸하는 것이다.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옛 말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남의 나라의 얘기가 입맛에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난해 스위스 국민은 한 사람당 월 300만원씩 현금을 주는 `기본 소득법`법안을 부결시켰다.  공짜 복지가 국가재정을 결딴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스위스 국민의 선택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에 있는 모 대학에서 `무상 등록금`정책을 놓고 설문조사한 결과 공짜에 찬성하는 쪽이 28%, 반대하는 편이 64%였다.  등록금 공짜에 예상 외로 반대하는 쪽은 재정없이는 모든 것이 축소되고 대학 발전은 요원하고, 그 공짜는 자라나는 후세대들에게 짐이 되고 빚이 된다는 지성의 요람인 대학생 사이에서 견해되는 중론이다.  이미 앞서 반값 등록금의 포퓰리즘(인기제도)이 어떤 시장(市長)이 제시한 유혹을 뿌리쳤을 것이다. 능력과 인기에 넘치는 과욕으로 공짜 복지를 뿌리면 나라는 파산이 되고, 그 여파의 몫은 역시 국민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 같이 세금 냈는데 소수인에게 혜택이 간다는 것은 납득 할 수 없는 선거용 수법이며, 그렇지 않아도 활기를 잃어가 나라 살림이 빈곤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공짜의 뒤에는 대가와 보상이 뒤 따른다. 사업가는 후원금을, 정치가는 표를 달라는 얄굿은 욕심이 있다.  성인의 말씀에도, "훔친 물이 더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더 맛이 있다"는 말은 욕심에서 생긴 인간의 본성을 말하며, 뜨거운 불은 쇠를 시험하고, 유혹은 바른 사람을 시험한다 했다.  인간의 심사는 나약해서 유혹은 논증보다 빈틈없이 쇄로하므로 이성(理性)이 아무리 경계의 눈을 부릅떠도 자애(自愛)의 강한 점에는 못 미친다. 유혹을 두려워하는 자는 모든 것이 유혹으로 보이고, 유혹에 초연한 사람이 더 훌륭하다.  옛말엔 양반이 가마 탈 때는 언제나 가마 메는 사람(노비)의 심정을 생각하라고 했다. 재물도 우연히,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생기는 것은 벌써 냄새가 풍긴다. 그냥 생기는 것은 결코 없다. 땀으로 모은 재산(돈)이 더 가치가 있고 진짜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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