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학위 5관왕 만학도 박준희씨(사진)는 올해 86세다. 아직 법학과 공부를 더 하고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어중문학과·일문학과·문화교양학과·농학과를 차례로 졸업했다. 박씨는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해보라고 말한다.어린 시절 배움에 굶주린 그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진학은 엄두도 못내 배움에 한의 맺혔다. 초등학교 시절 온 동리가 가난해 보릿고개를 겪어야 냈다. 흉년이 들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시절을 보냈다. 박씨 집은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더욱 가난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소동파의 `적벽부`를 사람들 앞에 달달 외울 만큼 총명하다는 소리도 들었다.예천군 용문면 대제리가 고향은 그는 고향에서 중학교 졸업하고 예천농고 재학 중에 영장이 나와 입대했다. 제대 후 야간 고교를 나왔고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짝을 만나 결혼해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진학의 꿈은 모두 잊었다. 나중에 자식들이 커서 뿔뿔이 헤어지고 자신도 퇴직해 시간적 여유가 생겨 다시 도전이 시작됐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86세 박준희 만학도를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른다.일반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70을 바라보는 나이를 고려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때부터 주경야독이 시작됐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6시까지 하루 4시간씩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험이 다가오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방송을 통해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르기가까지 고생은 말할 수 없었다. 그는 꿈에 그리던 대학 국어국문학교 학위를 받아 쥐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2002년 국어국문과 졸업, 2008년 중어중문과 졸업, 2014년 일본학과 졸업, 2019년 문화교양학과 졸업, 2022년 농학과 졸업했다. 중어중문학과를 선택한 것은 여섯 살 때 중국에서 살았던 기억도 있고 그 나라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일본어를 배우려고 일본학과를 공부했다. 이어 문화교양학과, 농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국어국문과 졸업에서 2022년 농학과 졸업까지 20년이 걸렸다.박씨는 “모르는 걸 알게 되면 희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참맛은 역경을 이겨낸 자신만이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희열은 나이를 잊게 했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게 했다. 물론 나이가 많다 보니 컴퓨터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리포트를 몽땅 컴퓨터로 작업해야 하는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번 학과에서는 기억력도 떨어져서 외우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새벽에 공부해온 버릇이 습관이 돼서인지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5개 학과 학위를 따낸 그의 노력은 기네스북에 올라도 손색이 없다.공부에 여한이 없을 것 같지만 그는 법학 공부와 육종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해 아카시아 무의 가시 제거연구도 하고 싶어 한다. 그는 미래를 꿈꾸는 자라나는 세대들을 향해 “꿈을 이루려면 도전하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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