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이 전입가경이다.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통령 당시 유행처럼 떠돌던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되지 않겠다는 친윤 인사가 있는가 하면 나경원 전 의원을 배신의 정치 운운하면서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배신의 정치는 유승민 전 의원을 빗댄 말이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대표 경선은 100% 당원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배신의 정치` 이미지가 굳어지면 나 전 의원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직에서 해임된 지난 13일 참모 회의에서 대변인 인선을 직접 지시했다. 나 전 의원이 대변인으로 지목한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은 다음날 취재진과의 온라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대언론 창구역할을 시작했다.  주류 경력이 부족한 나 전 의원은 정치 입문 이래 당내 주류에 맞서 싸운 경험이 별로 없는 게 약점이다. 대통령실과 갈등의 발단이 된 헝가리식 빚 탕감 정책 논쟁에 대해서 "아이디어 차원의 말에 불과한데도 친윤계가 강하게 꼬투리 잡은 건, 평소 나 전 의원의 유약한 이미지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비윤계를 중심으로 "별의 순간이 왔음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별똥별이 되어 버리면 어둠만 남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보수 진영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본인 홈페이지에 "나경원은 당내 몇 안 되는 장수"라며 "장수는 불명예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설욕하려 들 것"이라고 출마에 힘을 실었다.  나 전 의원의 행보가 점점 전대 출마 쪽을 향하자 주변에선 "출마는 이미 100%"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는 게 당내 관측이다. 원래 범친윤계로 분류되던 나 전 의원이었지만, 당권 도전을 시사하면서부터 친윤계 본진과 멀어진 게 최대 고민거리다. 지난 13일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은 물론, 사의를 표하지 않은 기후환경 대사직에서까지 해임된 직후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으로부터 "반윤의 우두머리"라는 공격까지 받았다. 장 의원은 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돕고 있다.  잠행 중인 나 전 의원은 이런 반윤 딱지에 15일 적극 반박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며 "2016년의 악몽이 떠 오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썼다.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에서 친박계가 비박계를 대거 공천 탈락시키는 바람에 자중지란이 벌어졌던 상황을 윤핵관이 자신을 `박해`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은 즉각 "저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설전을 이어갔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호가호위하는 사람을 비판할 뿐이지, 윤 대통령을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항변한다.  나 전 의원은 억울하다는 반응이지만 윤심(尹心)은 거스르지 말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윤핵관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킨 새누리당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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