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상청 예보나 전문가들의 분석을 볼 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올여름 장마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기간이 길고 강수량도 많아질 전망이다. 장마가 끝난 후에도 7~9월은 태풍과 집중 호우가 잦은 시기이다. 온난화로 인한 대규모 기상 이변도 걱정이다. 기상청이 1912~1940년과 1991~2020년의 각 30년 기간을 비교했더니 강수량은 연평균 135.4㎜ 증가했는데 강수일은 오히려 21.2일 감소했다고 한다. 비가 한번 내렸다 하면 집중 호우이고, 가뭄과 홍수도 빈번하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여름철에 연례행사처럼 대형 비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지난해만 해도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 호우와 영남 지방을 덮친 태풍 `힌남노` 등으로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과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갇혔던 7명을 포함해 수십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올해 기상 상황도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공산이 큰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관련 기관의 준비가 미덥지 않다는 것이다. 참사가 발생했던 포항에서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인근 냉천의 토사를 걷어내고 경사면에 흙 포대를 쌓는 등 응급 복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는데 사고 이후 1년 동안 왜 작업을 서두르지 않았는지 의아하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람의 몫이다. 인명·재산 피해를 동반하는 초대형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인재 논란`이 뒤따르는 것은 조금 더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조금 더 조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방심은 사고 예방에 최대의 적이다. `설마 별일 없겠지` 하는 마음을 갖는 순간 비극이 시작된다. 취약 시설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점검하고 덜 위험한 곳이라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관계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호우 상황과 통제 정보를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민 개개인도 기상 예보와 정부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고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하는 등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길 당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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