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는 많은 양조장(술도가)들이 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에 자취를 감췄다가 광복이후 다시 살아나 안동소주, 문배주 등이 그 명맥을 잇고 있고 막걸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포천의 이동, 일동 막걸리를 비롯해 부산의 금정산성 막걸리 등이 전국 대표 서민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포항에도 이처럼 유명한 양조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곳이 있어 화제다.‘청슬도가’가 바로 그곳으로, 10여 년 전부터 포항에서 전통 막걸리인 ‘옹헤야’를 출시하고 최근에는 증류식 소주를 만들어 기존 희석식·증류식 소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포항 전통주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는 ‘청슬도가’ 정광욱(47·사진) 대표를 만났다. ▶ ‘청슬도가’란 어떤 곳이고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가? - 청슬은 포항에서 물이 좋은 곳이라 소문이 난 기북면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부터 양조장을 창업 할 때부터 물 좋은 곳을 몇 달 동안 찾고 또 찾고 하면서, 이곳 기북면 관천에 까지 오게 됐다. 이곳에 있었던 절에서 나오는 물로 한센병환자들이 완치 되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물이 좋은 곳이었다. 청슬이라는 이름은 맑을 청(淸), 큰 거문고 슬(瑟)이다. 맑은 소리를 내는 큰 거문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우리가 만드는 술이 맑은 소리를 내는 거문고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술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청슬’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 ▶ ‘옹헤야’ 막걸리의 성공 비결은?   - ‘옹헤야’ 막걸리는 지난 2011년 5월에 출시했다. 지금은 많이 알려져 포항에서는 누구나 아는 막걸리가 됐지만 대중으로 지역 막걸리라고 인지되기 시작한 때는 출시되고 8~9년이 흐른 후였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홍보하고 알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 지금의 ‘옹헤야’ 막걸리처럼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옹헤야’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는?   - 처음 창업 이후 옹헤야 막걸리 출시했다. 막걸리가 맛있으면 무조건 잘 팔릴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트·식당 등과 같이 고객이 접할 수 있는 곳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직접 매장을 열어 ‘손님들이 우리 술을 접하고 평가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하고 오픈하게 됐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오히려 옹헤야 막걸리보다 옹헤야 주점이 더 인기가 많을 정도로 주변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창업을 하고 지금까지 좌절 없이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전통주 개발에 나선 이유는?   - 대학에서 국제정치·경영학을 전공하고 소시적에 잠시 정치판을 기웃거린 적이 있었다. 이후 화학회사 해외 영업부에 몇 년 근무했는데 직장인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곳에 있으면서 틀에 박힌 삶에 염증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고 직접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신문기사의 막걸리 광고를 보게 됐고 그때 나름대로 필을 좀 받았다고나 할까요. 그때부터 시장조사를 하고 술 만드는 것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고 진짜 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영일만소주’ 등 3가지 증류식 소주는 어떤 술인지?   - 막걸리는 유통기간·지역 특색 등 때문에 다른 지역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사업을 하면서 늘 그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전국적으로 판매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소주를 개발하게 됐다. 포항에서는 최초로 ‘영일만 소주’라는 브랜드로 증류식 소주를 최근 출시를 했다. 포항시와 함께 공동으로 동네 골목 상가를 살리자는 취지로 동네 소주를 만들었다. 포항시 해도동의 ‘새록새로소주’, 오천읍의 해병대 문덕헬로거리를 형상화한 ‘문덕헬로부대 소주’가 그것이다. 이 3가지 소주 모두 지역의 기북·기계면에서 재배 되는 쌀을 100% 사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직원들 중 상당수가 장애우인데? -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기업은 사회적 책무를 반드시 가져야 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저희 회사가 위치한 기북면에 있는 주민들을 우선 채용을 원칙으로 삼았다. 또한, 사회적 약자가 있으면 그 또한 우선 고려로 생각했다. 양조장에는 지적장애인 1명, 자폐 장애인1명, 2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대우는 일반인과 똑같다. 이 원칙은 청슬 양조장이 존재하는 한 계속 유지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 포항에서는 처음으로 증류식 소주를 출시를 했기 때문에 여기에 모든 것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품 소주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영일만 소주’는 ‘지역특산주’ 면허를 받은 제품이라 인터넷 판매도 가능하다. 그래서 온라인 판매도 조금씩 확대해 최근 연예인 소주로 유명한 ○○소주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통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비록 청슬 양조장은 지역의 작은 산골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더 나아가 해외 수출도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