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이후부터 시작해 지난 3일 경기 분당 서현역 난동 사건을 기점으로 폭증하더니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는 학교 근처에서 흉악범죄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경찰의 통보를 받고 이날부터 당분간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모두 67명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 현재 65명에서 2명이 늘었다. 검거된 피의자의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었고, 그중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 소년도 다수 포함됐다.   다중밀집 지역에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다 붙잡힌 사건도 이어졌다. 7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방에 들어있던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린 30대가 사회복무요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으로 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의 정신질환 치료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SNS에 `경찰관을 찔러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같은 날 오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돌아다니던 20대가 체포됐다. 잇단 강력 사건에 시민들의 불안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을 줄이려면 우선은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처와 처벌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 무분별한 모방범죄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사법입원제 도입을 비롯한 여러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번에도 사건이 날 때마다 나오는 `반짝 관심`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또 다른 끔찍한 사건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와 박탈감을 표출하는 일이 계속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대책도 여러 분야에서 고민해야 한다. 일례로 이번에 무분별한 `살인 예고` 글이 확산하는 토양이 된 익명 커뮤니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도 시급하다. `묻지마 범죄`를 막고 관련 불안 조장 행위를 차단하는 것은 사법당국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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