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자 사망 사고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SPC 그룹에서 또 치명적인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8일 SPC 계열사인 경기도 성남의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50대 근로자가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반죽 기계에서 일하던 근로자의 배 부위가 기계에 끼인 것이다. 당시 작업은 2인 1조로 이뤄졌으나 리프트 기계 위쪽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아래쪽 근로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기계를 작동시켰다고 한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나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당사자와 가족들의 참담한 심정은 헤아릴 길이 없다. SPC 그룹 공장의 산업재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또 다른 계열사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끼임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교반기 작업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2인 1조로 일해야 하지만 혼자 작업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지난달에는 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SPC는 지난해 10월 사망 사고 후 허영인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2인 1조 근무라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무시한 채 공장을 가동한 데다 사고 후 사고 현장을 천으로 둘러놓은 채 작업을 계속하게 했고, 사망자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 두 상자를 두고 간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공분이 커진 데 따른 것이었다. 허 회장은 당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틀 후 손가락 끼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후로도 산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 관리 강화 약속이 빈말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런저런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사업주의 의지와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 현장 분위기는 그대로 일 가능성이 크다. 사고 예방 교육, 안전 설비와 시스템, 근로 시간과 강도 등을 점검해 사고를 유발한 직·간접적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은 국가 위상이나 기업 경쟁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로자들도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길 당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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