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들어 여야의 `막말·극언` 공방이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설훈 의원이 지난 5일 대통령 탄핵을 입에 올리더니 6일엔 이재명 대표가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6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또 다른 공방도 벌어졌다. 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세력은 세계에서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민주당뿐"이라고 했다. 그러고선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 문제 등을 비판하며 민주당이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토대지진 100주년을 맞아 한국 측 재일민단의 희생자 추념식 대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도 추모식에 간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귀국 후 처신도 논란이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색깔론`, `코미디`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일본 관련 활동을 하면서 국회 한일의원연맹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조부의 친일 논란 때문이라는 취지의 황당한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 태도도 집권 여당스럽지 못하다. 김기현 대표가 단식 중인 이 대표를 향해 "지금 단식하고 있나"라고 연일 묻고 있고, 당 대변인은 "단식인 듯 단식 아닌 웰빙 단식"이라며 "다음 패는 `입원`, 그 다음 패는 `휠체어 (검찰) 출석`"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사형에 처해야 할 정도의 반국가 범죄"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여야의 폭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야가 국민적 신뢰와 당내 지지세가 견고하지 않다 보니 선거가 다가올수록 분노 유발 정치에 의존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공세의 수위를 높이면 높일수록 중도 및 무당층의 외면을 사기 마련이다. 여야 모두 외연이 커지지 않으면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국민의 민생고를 외면한 채 공천 경쟁과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정당은 심판받게 돼 있다. 시종 침묵하다 선거에서 심판의 회초리를 드는 게 우리 국민이다. 여야는 이제라도 막말·극언 공방을 자제하고 정기국회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