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임박했다. 12일 오전 전용 열차 편으로 북러 접경도시인 하산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타고 계속 이동중이다. 정확한 장소나 날짜는 확인되지 않지만, 곧 푸틴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첫 만남에 이은 두번째 회담이지만, 그때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4년 전 김 위원장은 주로 경제, 외교 관리들을 대동했지만, 이번엔 군 서열 1, 2위와 국방상 등 군 수뇌부와 노동당, 정부의 최고위급 간부들을 데리고 갔다. 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불법 무기거래와 군사협력이 주요 의제가 되리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수행단의 면면을 봐도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노림수가 분명히 드러난다는 관측이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건네면서 그 대가로 핵무력 완성에 필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술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손에 넣기라도 한다면 한반도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러 밀착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관리가 우리의 당면 과제가 됐다. 지난달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이뤄진 한미일 공조 체제를 한층 강화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고, 한중관계에도 시선을 돌려 외교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러 군사 공조가 새로운 질서가 되고, 이에 중국이 가세해 한미일에 맞선 3각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핵야욕을 키우는 북한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한중관계는 지난 6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파동에도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여행이 전면 허용되는 등 그간의 냉각 기류가 걷히는 분위기다. 지난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한중일 정상회의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를 성사시켜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선 인도네시아·인도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순방 기간 칭했던 `한일중` 대신 `한중일`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중국이 우리를 향해 진정성을 갖고 선린우호 관계에 걸맞은 태도를 보인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대중관계를 포함, 우리가 맞닥트린 국제사회 현실을 직시하면서 냉정한 국익외교로 난관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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