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추석이 되면 그간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나 웃음꽃을 피운다.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워야 할 명절이 물가고에 경기불황으로 서민들은 명절의 기쁨보다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딱한 처지라는 푸념이다.   추석은 옛날 중추절 또는 가베, 가위라는 말로도 불렀다. 추석은 설날과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한 대명절이다. 친척들이 한곳이 모여 제사를 지내거나 성묘를 다니고 풍성하고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하는 민족의 큰 명절이다. 추석은 고대의 신앙과 역사기록을 통해 그 유래를 유추해보면 음력 8월 15일은 1년 중 달이 가장 큰 만월을 이루는 날로 우리 조상들이 밤을 밝혀주는 고마움 존재로 인식하고 민속놀이 축제로 풍년을 구가했다. 이러한 풍습이 점차 의식화됨에 따라 민족 대명절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 한가위에는 단체장들이 일찌감치 거리에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라는 문구가 적인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제수 비용이 엄청나 준비가 예전 같지 않았다. 자식들이 경영하는 자영업마저 장기간 불경기로 인해 명절에 손주들이 오면 용돈 줄 형편도 안된다며 한숨짓고 있다. 서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인데 정치마저 연일 싸움판이고 민생 챙기기는 뒷전이니 기댈 곳이 없다며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선출직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말이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사전에 정의돼 있는데,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세계적 투자회사인 메릴린치에서 파생금융상품 트레이더로 일하다가 ‘합법적 도박판’에 회의를 느껴 퇴사 후 10년간 100개국을 여행한 메자키 마사아키가 쓴 ‘국가는 부유한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책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민낯이 분석돼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는 “한 사회의 발전은 개인의 선택 자유가 넓어짐을 의미한다. 풍요로움은 그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국가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후 등 자연환경을 비롯해 소득 격차, 고용, 자살률과 출산율, 종교 등 다양하다. 행복 수준과 제일 밀접한 지표는 ‘사회적 관대함’이다. 올 추석 어렵지만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회포를 풀고 정을 나누는 관대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