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밥상 화두는 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이다. 또 추석 전에 실시된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도 한몫했다. 여론조사에서 사람이 물어보는 전화 면접원 방식과 기계가 조사하는 ARS 방식의 차이를 두고도 논쟁이 있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이 2~3%에 그치는 ARS 조사는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주로 조사에 참여하는 방식에 가깝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당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여론조사에 적극적인 데 비해 여당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요즘엔 조사 방식이 같아도 조사 결과의 차이가 큰 것은 민감한 정치 이슈들의 전개 속도가 빨라서 민심의 변동성도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닷새 만에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여야의 호재와 악재가 돌변하는 상황에선 안정적인 여론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돌발상황에서 수많은 조사 결과가 쏟아지면서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각 지역구의 여론조사가 쏟아지는 총선에서 조사 결과가 널뛴다면 전국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상자들이 여론조사를 의식하는 것은 출마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유리한 결과는 선거 막판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짜이든 진짜이든 일단 여론조사는 신뢰하는 경우가 많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부실한 싸구려 조사를 양산하거나 정치적 의도를 갖고 여론조사를 왜곡하려는 조사업체가 있다면 발본색원해야 한다.   추석 민심을 보면 다음 해 총선 승자를 알 수 있다는 말은 정치권의 오랜 정설이다. 명절 기간에 지역과 세대가 뒤섞이는 ‘민심의 용광로’에서 6개월가량 남은 총선 여론의 가닥이 잡혀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4번의 총선에선 추석 때 지지율이 높았던 정당이 다음해 총선에서도 승리한 경우가 3번이었다. 예전엔 추석 밥상의 단골 메뉴가 취업, 물가, 집값 등 민생 문제였다. 올해는 추석 연휴 직전 정국을 뒤흔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여론조사 결과이다. 조사도 널뛰고 있고 민심도 좌우가 팽팽해 내년 총선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석 밥상에 나타난 민심은 여야 모두가 내년 총선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이재명 야당 대표의 사법부의 판단이 옳았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대결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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