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석 달 만에 2.2%로 낮췄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7월과 같은 1.4%로 유지했다. 한국 경제가 올해 1%대에 이어 내년에도 2% 초반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특히 IMF의 이번 경제전망에는 최근의 중동 위기 요인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사태는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중동발 위기로 국제 유가가 큰 요동을 치는 상황이 원유 전량을 수입하고, 특히 중동산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미칠 악영향은 쉽게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15억8천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째 감소세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9.2% 늘어난 점이 희망적이라고는 하나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소비자 신뢰 악화를 반영해 기존 3.0%에서 2.9%로 낮췄다. IMF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더 심화하면서 세계 경제에 중요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5.0%, 내년은 4.2%로 7월 전망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주요 수출품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내년 수출 전망까지 어둡게 만드는 예측이다. IMF의 전망을 권역별로 보면 미국은 이전보다 강한 성장세가 예측됐지만, 유로존의 성장 동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일본은 올해 2.0%, 내년 1.0%로 올해 전망이 7월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IMF의 예측대로라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1.4%)이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2.0%)에 역전당하게 된다.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한 한국은 과거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느냐, 아니면 새롭게 재도약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 맞게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노력을 잠시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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