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의 전초전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민주당 승리로 막을 내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확실한 민심 경고장을 받아든 셈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의 `선거 책임론`이 불가피해지면서 전면적인 쇄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강서지역은 야성이 강한 도시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승리는 예측은 했지만 표차이가 17%포인트 이상 날줄은 몰랐다. 국민의힘 패인은 선수 선택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억울함이 인정돼 사면을 받았다고 해도 구청장으로 재공천하므로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정가의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패배에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좀 더 잘하라는 채찍질인지도 모른다. 이번 승리에 안주한 민주당이 국정감사와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입법 독주` 행태를 강화할 경우, 민심의 향배는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잖다.   민주당이 당 대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압승한 것은 `정권 심판론`이 더 큰 힘을 받은 셈이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 지도부가 향후 리더십의 험로가 예상된다. 보궐선거에 여야 지도부가 총동원령을 내린 건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세에 나선 김기현 국민의 힘 대표는 부정부패 혐의의 몸통인 사람의 아바타가 구청장이 되면 강서구가 어떻게 국민들로 부터 존경받을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에 빠진 윤석열 정부에게 제대로 일 좀 해봐라, 하는 경고 메시지 보내주기 위한 것 맞죠? 라고 외쳤다.   애초 야권 우세 지역에서 5~10%포인트 차 패배만으로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졌지만 잘 싸웠다`고 할 수 있었던 예측이 빗나갔다.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중도·무당층까지 `정권 심판론`에 힘을 보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은 “저는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한 나머지 김태우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비록 구청장에 복귀에는 실패해도 강서구민을 위한 일이라면 찾아서 하겠다”고 했다.   국힘은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후보를 다시 공천한 데 이어 큰 격차로 패배한 만큼 당내 `수도권 위기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년 총선에 대비한 조기 `선대위 체제`가 물밑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서지역 낙후 도심재개발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이 힘을 잃은 이유에 대한 자성론이 나온다. 승자 역시 이겼다고 오만 말라. 민심은 조석 지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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