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2시 30분, 경주시 감포 항구에 도착했다. 환하게 불 밝힌 ‘동해구 외거리 중형 저인망 36톤, 길이 40m’의 대형 선박인 ‘73대명호’는 벌써 밤새 잡은 가자미를 하역중이었다.선장실 운전석에 타고 있던 김중구 선주(74)이자 선장은 전형적인 ‘어부’였고 ‘바닷 사람’이었다. 비릿한 가자미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지역 선원과 외국인 선원 8명이 일제히 하역해 어판장으로 옮기는 분주한 작업으로 이른 새벽 시간임을 잠시 잊게 했다. 경주시 감포항은 1905년경부터 어업 전진기지로 이름을 얻으며 경주 수산업의 대표기지로 가자미, 멸치 등을 주로 어획해왔다. 감포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어족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감포 하면 가자미’로, 가자미가 대표성을 지니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주로 참가자미와 기름가자미를 잡으며 대형어선인 저인망으로는 5월 산란기를 빼고 일 년 내내 조업이 가능하다.   참가자미, 흰가자미, 기름가자미(일명 미주구리) 등이 있으며 거의 기름가자미지가 많이 난다고 한다. 가자미 회, 가자미 구이, 가자미 찌개, 가자미 식혜 등의 다양한 요리법으로 각각의 별미를 즐길 수 있다. 10월에는 가자미축제를 통해 감포 가자미를 회와 물회로 즐기고 있다.김중구 선장은 “감포항에서 8마일~20마일 해역인 감포 앞바다에서 자연산 가자미를 잡는다. 이번에는 20kg~ 25kg짜리 170상자 정도로, 약 500만 원 수입을 예상한다”고 했다. 많이 잡을때는 250~300상자도 가능하다면서.73대명호 조업은 저인망(트롤) 방식으로, 즉 그물에 걸려오는 조업방식이 아니라 커다란 자루 모양의 어구인 기선저인망으로 줄을 뻗쳐 해저바닥에서 끌어올리는 조업 방식이라고 했다. 넓이 100미터, 높이 2.5미터의 ‘방’그물로 하루에 7방 정도(한 방 시간은 2시간여 소요)를 조업한다. 감포 오류리 출생으로 어업 경력이 50년을 훌쩍 넘었다는 김 선장은 베테랑 중에서도 으뜸 어부다. 김 선장은 어부였던 부친을 따라 스무 살 때부터 배를 타기 시작했다. 김 선장은 수산물 동향을 미리 예측해 2003년 저인망으로 바꿔 업종을 바꾸는 등의 변화를 주었고 지금 타고 있는 배는 2019년 새로 마련해 4년째 조업중인 선박이라고 했다. ‘바닷물이 마르지 않는 한 가자미는 잡힌다’니 수익성은 보장된다고 한다. 감포 가자미는 인근 포항이나 울산 가자미와는 다른 특별한 맛이 있어 해역마다 맛이 다른 것이 중개인의 입소문 등으로 입증됐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일본인들이 유독 감포가자미를 높이 평가했다고 하니 그들이 왜 감포를 어업 전진기지로 삼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날씨에 따라 한 달에 18일~20일 가량 조업한다는 김 선장은 4일 계속 선상에서 조업을 하고 하루 쉬는 정도의 강행군을 잇고 있다. 한 시간 남짓 하역하고 이내 출항하는 식이다. 그런 그에게도 고생스런 순간은 많았다. “2003년도 저인망으로 업종을 바꿨을 때다. 한 번도 남한테 뒤져본 적 없고 2등은 없었기에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서도 도전했지만 스트레스가 극심했고 계속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우울증과 위장병까지 얻었다”그렇게 좋아하며 천직이라 믿었던 바닷일도 보름께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바다에 나가지 않으니 건강은 더 나빠졌고 결국 바다에 다시 나가 ‘고기가 많이 잡히고 빚도 갚으니’ 자연 치유가 됐다고 했다. ‘지금도 바다에 나가는 것이 즐겁고 차라리 쉬는 게 더 힘들다’고 하니 김 선장에겐 천직으로 보인다. 올해도 가자미 작황은 ‘순항중’으로 연간 13억여 원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김 선장은 무쇠 체력의 소유자다. 그는 “80세까지 배 타면 ‘달인’이고 85세 넘어까지 배를 타면 ‘철인’이라고 하는데 저는 꼭 철인이 될 것”이라며 장담했다.한편, 감포 가자미를 널리 알리는 축제가 열렸다. 12일~14일 제2회 감포항 가자미 축제가 열린 감포항 일원(남방파제)은 쾌청한 가을 날씨 덕에 지역민과 관광객의 표정이 더욱 밝았다. 감포발전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경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이자 경주시 시어인 가자미를 테마형 관광 상품으로 연계해, 행사 기간 동안 감포읍 대표 특산물인 가자미 요리 시식은 물론, 매일 1000명에게 가자미 횟밥 등 점심을 무료로 제공했다. 가자미, 젓갈, 미역 등 지역 특산물의 할인 판매가 큰 호응을 얻으며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특히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김한성)는 12일 제50회 감포읍 경로잔치를 시작으로 이번 축제를 전격 지원했다. 특히 축제 현장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ESG경영 실천 홍보 및 환경보호 활동도 독려했다.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이 축제는 발전소 주변 지역의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감포읍과 문무대왕면, 양남면의 지역별 각 특산물을 강조하고 관광객을 유입해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시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 이 콘텐츠는 (주)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와 함께합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