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화가라고 부를 만큼 재능을 타고난 보기 드문 화가 이현주. 발톱을 감춘 맹수와도 같은 응축된 실력을 가진 그가 이색적인 공간에서 다시 열정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경주시 현곡면에 있는 커피명가 보스케(대표 임동식)에서 ‘천상의 화가 다시 만나다’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임동식 대표의 지역예술인에 대한 배려와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문화콘텐츠로 기획돼 지난 7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현주 화가는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된 울산 선 갤러리에서의 ‘꽃 그림전’을 막 마치고 내년 7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중심으로 50여 점을 카페 공간 곳곳에 걸어두고 있다. 현재 전시 중인 작품들은 연간 진행되는 전시라,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계속 작품이 교체 중이며 ‘날개짓’ 등 최근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동서양화 구도와 명암 등에 대한 기본기가 충실한 그간의 작업들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겼다. “요즘은 소나무에 꽂혔어요”라고 말하는 이 작가는 경주 남산 열암곡 근처, 대형작업장에서 허만욱 전 동국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오직 먹만으로 승부를 거는 대형 소나무 작업을 하고 있다. 근래 소나무만 7점 그렸다니, 거침없는 그의 행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에너자이저의 면모를 지녔다. 그의 작품은 서양화와 동양화에 대한 경계가 없다. 아예 ‘구분’이나 ‘계산’이 없는 작업으로 별도의 구상도 딱히 해두지 않는다는 그에겐 물감이든 먹이든 재료의 구분이 없다. 터치하고 들이붓기도 하고 뿌리기도 해서 말려, 진하고 연하게 나타난 형태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탄지(彈指)’라는 그의 호처럼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한 순간, 바로 그림이 펼쳐지는 것이다. 물감이나 재료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그는 캔버스 혹은 한지를 바탕으로 유화물감이나 아크릴 혹은 수묵 등의 재료 융합과 동서양화 기법의 융합을 이뤄낸다. 이것이 바로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가 모호한 반구상적 작품 성향이 읽히는 대목이다. 유달리 물감을 두텁게 칠하는 기법을 좋아해 실제 그의 작품은 거의 부조를 방불케 한다. 올해만 개인전 3회를 열고 있는 그는 전시를 통해 40여 점이 팔려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역 작가의 작품이 잘 팔리지 않는 지역 화단의 풍토에선 시선을 끌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도 생겼다.그림을 사 간 이들에게 좋은 일들이 생기고 부적 같은 역할을 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이현주 그림에는 강렬한 신기가 있다’며 영험한 기운이 넘치는 그의 작품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성공과 화평, 정서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카페에 작품 걸 때까지는 2주간 밤낮없이 계속 그렸고 완성되는 대로 전시장에 걸었다고 할 만큼 `밥 먹고 그림만 그린다`는 그는 적어도 열정만큼은 물이 오를대로 올라 보인다. 이 전시 직전, 동양적인 소재들에 집중해 9월까지 진행된 울산 선 갤러리에서의 ‘화중생연화’전 작품과 병행해야 해서 손가락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잠을 줄여가며 그렸다.과거 데코레이터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전시를 직접 기획하고 디스플레이하고 바삐 다니느라 발톱도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에겐 최근까지도 전시 섭외가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경주시 탑동 마을길 벽화 작업과 망성리 카페 벽화 작업도 의뢰를 받아둔 상태라고 한다. 그는 올 한 해만 130여 점을 넘게 그려냈고 3미터가 넘는 대작도 망설임이 없다. 여성적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남성을 능가하는 폭발적 에너지를 가진 이 작가는 다음 작품, 다음 전시가 더욱 기대되는 화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경주커피명가 보스케 임동식 대표는 “이번 전시는 지역예술가와 지역민이 공유하고,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첫 전시로 기획했다. 단순한 미팅 장소가 아니라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힐링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변별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가 이현주는 2016년~2021년 ㈜금오공업의 의뢰로 5년간에 걸친 벽화 작업, 1996년~2010년까지 서울 밀리오레 패션몰, 두산타워 패션몰, 대구 패션몰 등 전국 매장에서 15년간 데코레이터로 일했다. 그 매장들과 기업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1990년 신라문화제 최우수 특선, 경주화랑교육원 미술대전 최우수, 1993년 형산강 문화제 특선, 2023년 제5회 대한민국한류문화미술대전 특선(서양화), 제44회 신라미술대전 특선(한국화) 등을 수상했으며 ‘경주의 혼을 담다(경주더케이호텔다)’, ‘천상의 화가 꽃 그림전(울산 선갤러리문화관)’ 등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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