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발 위기가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이 중동 국가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지난 14일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두 나라가 합의한 CEPA에는 양국 주요 수출 품목의 관세 철폐와 함께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이 포함됐다.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이자 세 번째 원유 수입국인 UAE와의 협력관계 강화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제3차 오일쇼크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수급 기반을 구축했다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 중동 수출시장의 확대를 위한 새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UAE는 발달한 인프라와 안정적인 경제를 기반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한국 기업도 지난해 기준 178개나 활동 중이다. 우리의 16번째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 양국의 교역 규모는 약 195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은 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고,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입한다. 지난해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다음으로 UAE에서 많은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번 CEPA 체결로 원유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 국내 정유산업의 원가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 수출품 중 가장 비중이 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최장 10년에 걸쳐 사라지면 우리 업체들의 현지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번 FTA를 통한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확대는 우리 기업들의 중동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벌써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70년대 중동 붐이 건설과 플랜트 중심이었다면 이번 한·UAE CEPA를 계기로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위주의 새로운 중동 특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UAE와의 협력 강화는 저성장 고착화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가 수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다. 중동 지역의 원전과 방산 수요 등을 고려하면 수출 품목의 다양화 기대도 낳는다. 정부는 UAE를 시작으로 다른 중동 국가들과의 통상 확대 노력을 배가하기 바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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