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터넷 시대에 살면서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해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있는가. 사회 갈등 봉합을 위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사회 갈등을 봉합하려면 신뢰를 쌓아야 함에도 공정한 제도와 문화, 교육 등 많은 것을 충족시키고 있는가.   가장 근본이 되어야 할 것은 공존과 협력에 대한 태도다.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투입되더라도 끊임없이 소통하고 이해하고 설득해야 한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인터넷의 시대에 우리는 정말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있는가? 오히려 갇힌 정보망 속에서 비슷한 의견만 반복하며 편협해지고 있지는 않은가? 아프리카의 오랜 격언이라 알려진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처럼 잠시 빨리 가려 한다면 혼자서 가는 게 편하고 쉬운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사회 앞에 놓인 갈등의 길은 멀고도 멀다. 함께 가야 할 그 길은 해결해야 할 과제와 장애물도 많은 먼 길이다. ‘함께’하는 단어는 다른 의견을 가진 다양한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다.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은 정확히 말해 갈등이 심각하다기보다는 제대로 갈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생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세상에 갈등은 항상 존재하는 것인데, 갈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표출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에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의대 정원 증원 등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유사 종교 수준의 ‘진영 논리’에 맹목적으로 휩쓸리다 보니 입장에 따라 말과 주장이 정반대로 바뀌는 블랙 코미디 같은 상황이 자주 등장한다. 이념이란 사람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우파냐 좌파냐로 스스로와 상대방을 낙인하고 편 가르고 있다. 각자가 사안마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스스로의 권한과 능력을 진영에, 아니 정확히는 양극단의 유튜버들에게 맡기고 종교처럼 따르고 있는 듯하다. 전문기관 여론 조사에서 우리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갈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정치권을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갈등 문제가 인간과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 갈등으로 고통받을 때 인간은 끊임없는 위협감으로 두려움과 불안을 느껴 두뇌 에너지가 고갈돼 인지적 능력을 잃게 되며 갈등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영국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의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협력이다”는 말이 절실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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