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문무대왕면에는 “인구수보다 한우 머릿수가 더 많다”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축산업이 발달된 곳이라는 얘기다. 지난 9월말 문무대왕면의 인구는 4178명이고 194가구에 이르는 축산농가에서 기르는 한우는 2154마리니 현재 인구수보다 많다는 말은 틀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우 축산농가가 많이 사라져 사육하는 한우의 수가 줄어들었으니 한때 주민들보다 농가에서 기르는 한우가 많다는 말이 생판 거짓말은 아니었다.문무대왕면에서 한우가 많이 길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문무대왕면의 한우가 고품질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동해의 청정바다와 인접해 있고 토함산 자락에 자리잡은 문무대왕면은 한우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공기가 좋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적당한 해풍과 산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산소가 육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생육환경이 좋으니 당연하게 한우의 체중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나가 농가수익도 높다.문무대왕면에서 기르는 거세 수소는 대부분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대신 암소는 문무대왕면과 인근 지역에서 유통된다. 수소는 부드러운 맛이 있지만 암소는 진한 육향을 가져 소고기가 가지는 특유의 맛을 낸다. 그러니 소비자들이 지역에서 기른 암소를 선호하는 것은 정해진 이치다. 특히 한번도 출산 경험이 없는 미경산 암소는 문무대왕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최고급 소고기다. 문무대왕면 어일1리의 암소갈비 전문점 전통암소갈비는 2대째 한우 농사를 짓고 있는 김상복(56) 사장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다. 그는 누구보다 한우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다. 부친이 한우 50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했고 그 노하우를 물려받아 2대째 한우를 기르고 있으니 전문가가 분명하다. 그래서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어느 식당보다 뛰어난 육질의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김사장은 자신이 기르는 한우를 도축해 자신이 운영하는 전통암소갈비에서 사용하고 인근의 한우 전문식당에 공급한다. 전통암소갈비의 대표적인 메뉴인 한우갈비살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특유의 향이 있다. 김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 갈비살을 꼼꼼한 숙성과정을 거쳐 손님상에 올려놓으니 비결이 따로 없다. 입에 넣으면 녹을 듯이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하고 깊은 향을 내는 암소갈비의 진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통암소갈비의 등심도 다른 식당과 비교가 된다. 우선 등심이 가지고 있는 질김이 없다. 마치 갈비살을 먹는듯한 부드러움과 등심 특유의 맛이 진하게 묻어난다. 그것 또한 김 사장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결과다.김 시장은 한우를 기르면서도 길 건너 입천리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야말로 ‘농심’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전통암소갈비에서 고기와 곁들여 먹는 채소는 김 사장의 입천리 땅에서 직접 길러낸 신선한 것들이다. 상추와 배추, 고추, 마늘 등을 유기농으로 재배해 고객에게 건강식단을 함께 제공한다. 김상복 사장은 한우를 기르고 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부에서 한우 전문식당을 열게 된 것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생각을 갖게된 것에서 비롯된다. 약 30년 전 지금은 세상을 떠난 형님이 기르고 있는 한우를 직접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해 보자고 제안해 준비를 했다가 갑자기 형님이 작고하는 바람에 꿈을 미뤘다고 했다. 혼자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식당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8년 전 자신의 집 1층을 꾸며 식당을 개업했다. 오래 미뤄뒀던 꿈을 실천한 것이다. 농사와 축산업을 함께 하면서 식당일까지 하고 있는 김 사장은 잠시 손 놓고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세가지 일을 함께 하다보니 다른 집에서 겪는 경영상의 어려움은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항상 성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김상복 사장은 “어미 소가 낳는 송아지를 제 손으로 직접 받고 자식 기르듯 정성을 다해 키우면 별다른 병 없이 무럭무럭 커줬다”며 “소를 키워 돈벌이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항상 최상의 육질을 가진 소로 키워 소비자들에게 문무대왕면의 한우가 얼마나 좋은가를 실감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당 운영도 처음에는 낯선 식당업을 시작한 것에 후회를 했지만 지금은 우리 집에 와서 맛있게 먹고 만족하는 고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힘이 솟는다”며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힘이 자라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손님을 위해 좋은 고기를 대접하고 건강한 밥상을 차려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식당인 전통암소갈비는 문무대왕면 어일리 감은로 41에 위치하며 전화는 054-742-5211이다.※ 이 콘텐츠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와 함께 합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