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은풍면은 예천의 북쪽에 위치해 있는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다. 은풍면의 면소재지인 우곡리는 185가구 343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주민의 80%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사과, 콩, 벼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을 이루고 24시간 대문을 걸어 잠그지 않아도 범죄 한번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우곡리의 40가구 정도는 사과를 재배한다. 1만평 정도의 과수원을 가진 대농은 2가구에 불과하지만 소규모의 과수원을 가진 주민들도 나름대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예천사과를 재배해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우곡리는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고 일조량이 풍부하며 일교차가 심해 사과를 재배하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당도가 12~13 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높아 예천사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우곡리는 은풍면에서 사과 생산량이 가장 높은 마을이다. 이 외에도 양봉 농가가 있고 꿀농축농가도 2가구가 된다. 우곡리의 개간된 밭은 과수원으로 바뀌어 사과를 재배하지만 산비탈에 정돈되지 않은 밭에는 호두를 생산한다. 호두를 재배하는 농가는 약 40가구에 이르며 우곡1리 최성호(79) 이장은 2만평의 밭에 700 그루의 호두나무를 심고 호두농사를 하는 대농이다. 최 이장은 연간 3톤 정도의 호두를 생산하고 약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우곡리에는 은풍준시를 키우는 농가도 있다. 은풍준시는 우곡리와 인접한 동사리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예천군의 명품 곶감이다.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품으로 알려져 있고 사각 모양에 일반 곶감에 비해 당도가 우수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자란 묘목으로 다른 지역에서 키우면 이 마을의 우수한 준시를 맺지 못한다고 전한다. 은풍리의 대부분 마을이 그렇지만 우곡리도 예천군 읍내까지의 도로가 넓고 곧지는 않다. 편도 1차선의 구불구불한 시골도로가 주민들을 불편하게 한다. 최근 들어 도로개선사업으로 위험곡각지대의 선형펴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40년 전까지만 해도 우곡리에 은풍시장이 있었다. 그 당시 인구가 우곡리에만 약 700명 정도가 됐으니 인근 마을 주민들까지 합한다면 5일장이 설 만했다. 40년 전 시장이 폐장되고 나서 주민들은 소달구지를 타거나 지게지고 걸어서 읍내시장까지 드나들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인근 야산에서 나무를 하고 낙엽을 긁어서 지게에 지고 가서 예천장에 내가 팔았다. 돌아오는 주민의 지게에는 고등어 1손과 국수, 고무신 등이 매달려 있었다. 우곡리 마을로 접어들면 낡은 담장에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다. 예천양수발전소에서 지원한 발전기금으로 만든 것이다. 벽화는 우중충한 시골마을의 골목길을 한결 정답게 해 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 양수발전소는 은풍면 전체에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곳에서 지원하는 지역사회 발전기금은 주민숙원사업에 투입되거나 마을 동아리 활동, 행사에 투입된다. 최성호 이장은 그 시절에 대해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자급자족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회상했다. 최 이장은 “아직 우곡리는 그때의 농심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우곡리를 찾아 귀농·귀촌한 주민들과 전혀 갈등없이 평화롭게 살아간다”며 “생활 수준이 안정돼 있고 범죄가 없는 마을이어서 어느 곳에서나 이주해 와도 바로 적응해서 살 수 있는 마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주민들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이장의 모친인 한계화 할머니는 올해 104세로 이 마을 최고령자다. 풍산읍에서 우곡리로 시집와서 90년 가까이 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한 할머니는 “평생을 농사지으며 아이를 키웠지만 마을이 워낙 평화로와 굴곡없이 한 평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최 이장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11년 전에 귀향했다. 당시 노모가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하기 위해 고향집을 방문했다가 노모가 병환에 들어 주저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에서 생활했던 것에 비해 불편한 점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최 이장과 같이 귀향을 했거나 귀농·귀촌한 가구는 우곡리에 약 20가구가 된다. 최성렬 은풍면장은 “은풍면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공무원들이 많은데 그것은 은풍면 주민의 생활수준이 안정돼 있어 심성이 온화하며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점을 방증한다”며 “불편한 도로를 확장 개선하는 등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하루빨리 해결해 더욱 편안한 마을로 만들고 외지에서 정착해 살아가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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