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소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제2절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분이다. 필자는 조경학원에서 공부한 경력으로 나무에 대한 약간의 상식을 갖추었다. 소나무는 잣나무와 마찬가지로 소나무 과(科)에 속하는 상록교목이다. 교목은 줄기가 굳고, 굵으며 높이 자라고 비교적 위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나무의 모양새이다. 보기로 소나무를 위시하여 감나무·느티나무·전나무 등 큰 키 나무이다. 참고삼아 반대인 관목은 나무의 키가 작고 원줄기가 분명치 않아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로 무궁화·진달래·앵두나무 따위로 떨기 나무이다. 소나무를 가리켜 국민적 거목이라 부르는 까닭은 삼천리 금수강산은 물론이고 지방마다 고을마다 그리고 동네 야산이면 전국적으로 자라고 만나는 나무이다. ‘소나무’란 이름 이외에 다양한 이름으로 송목, 송수라 부르고, 육질에 따라 육송, 적송이란 예명도 있지만 본 이름은 ‘솔나무’이다.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의 도학자 장자인 ‘만물일원론’에 소나무를 예찬하는 글을 남겼다. 하늘에서 받은 본성을 지켜 땅 위에 홀로 겨울이나 여름에 푸르러 있는 것은 소나무와 잣나무뿐이다. 본성을 그대로 보전하기 때문에 스스로 믿어 두려워하지 않는다 했다. 솔은 장대한 기품 때문에 중인 (뭇사람)의 환영을 받는다. 나무를 일컫는 자가 반드시 송(松)·백(栢)을 일컫는 것은 서리와 눈을 능멸(업신여겨 깔봄)하는 것과 나뭇결이 곧은 것과 재목이 아름다운 것 때문이다. 솔에는 수피가 붉은 적송도 있고, 수피가 검은 흑송도 있고 이처럼 수피가 하얀 백송도 있는데 그 쓰임은 전문가의 판단이다. 소나무에는 바람이 있어야 그 소나무의 값을 나타낸다. 허리를 굽은 늙은 솔이 우두커니 서 있을 때에는 마치 그 위엄이 능히 눈 서리를 무서워하지 않지만 서늘한 바람이 쏴아하고 지나가면 마디마디 가지가지가 휘늘어져 춤을 추는 것 같다. 솔은 수명이 길고 비료도 요구하지 않고 사시장철 푸르고 해변, 산등선, 평야, 산 정상 그 곳에 따라 형태가 멋지게 적응하는 운치 있는 나무다. 생활력이 강해 바위 틈에서도 기괴한 형태를 자랑한다. 바람소리가 청아하고 솔향이 신선한 것이 솔의 매력이다. 공기를 청신하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해주는 점은 다른 나무로는 당할 수 없다. 송이, 송낙(여승님의 모자), 복령(소나무 뿌리에 서식하는 버섯)은 다 솔나무의 소산이다. 소나무의 원산지는 동북아지역으로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도 포함된다. 수만년 전부터 길러온 것으로 ‘소나무’를 소재로 한 사진작가의 기술한 글에 우리나라에 3백년 이상된 노송이 약 2천그루가 있고, 이 중에서 자태가 아름다운 고송이 3백그루, 다시 압축하면 신송이 20그루나 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로 선정된 것이 충북 속리산 소나무로 기념물 제103호와 3곳이, 반송으로 지정된 것으로 청도 운문사 마당에 있는 제180호 이외에 6곳이 있다고 한다. 소나무 체격이 밑에서 여러 대가 나오는 반송이 있고, 줄기가 밋밋하게 자라 목재의 최상품인 금강송이 있다. 솔나무 꽃은 5월에 피고 열매(솔방울)는 다음해 9월에 열고, 몸체는 건축자재로 가고, 열매와 갈비(솔가리)는 땔감으로 쓰였다, 사람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나무로 윤선도의 ‘오우가’에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하여 아노라’ 백경현의 시조에도 장송이 푸른 곁에 도화(복숭아 꽃)는 붉어 있다/ 도화야 자랑 마라. 너는 일시춘색이라/ 아마도 사절춘색은 솔 뿐이가 하노라/ 어릴 때 생각이 난다. 감나무엔 감이 열리고 배나무엔 배가 달리는 데 어찌하여 소나무엔 소가 달리지 않은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고 궁금하다. 동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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