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이 인사 문제로 화가 잔뜩 나 있다. 취임 후 첫 대규모 승진 인사 등을 앞두고 잡음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시는 경제중심형 대폭 행정개편에 이어 지난 6월말 퇴임한 서기관·사무관급 간부 공무원 6자리 이상의 승진 인사와 후속 인사를 늦어도 5일쯤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500여 경주시 공직자들의 이목이 이에 집중되면서 인사시즌마다 드러나는 갖가지 풍속도가 재현되고 있다. 특히, 직원들간에는 인사에 관한 사소한 정보마저도 침소봉대하거나 와전시켜 행정조직내 곳곳에서 설왕설래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게다가 일부 공무원들은 지난 선거 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으로 최 시장 측근으로 분류된 공직자와 살생부에 포함된 인사명단이 루머로 떠돌면서 사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처신에 자중을 기해야 할 4급 국장급의 한 간부공무원은 시정새마을국장을 자신이 맡게 됐다는 소문을 내고 있어 시장의 심기를 잔뜩 건드렸다. 그는 사실 이곳저곳 가릴 것 없이 전방위 로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진과 보직 이동을 놓고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공무원들의 해묵은 관습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 간부는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업자들은 물론 부하직원을 대동한 술자리가 잦은데다, 부하 직원에게 대리운전까지 시키고 술값까지 대신 지출하게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술과 관련한 잡음이 무성하다. 한 공무원은 "업자들과의 잦은 술자리와 골프는 공직사회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이 국장급 공무원 뿐 아니라 건설국 산하의 몇몇 공무원들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공무원은 "이렇게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 날뛰는 직원들이 인사권자의 눈에 들고,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다하는 직원들이 소외된다면 제대로 나아가는 조직이 아닐 것"이라며 "전체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인사는 신뢰를 잃어 리더는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는 결국 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져 분열과 반목이 난무하는 와해된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지만 적재적소에 인물이 기용되지 못한다면 고유권한은 오·남용으로 비쳐질 수 있다. 직원들은 업무는 뒷전이고 오직 주요부서를 추구하거나 승진만을 위해 뛰는 부끄러운 행보로 공복으로서의 직분을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맡은바 직분에 소홀한 점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인사권자는 행여 진정한 인재가 왜곡된 여론에 묻혀 소외되고 있지는 않은지 조직전반을 꼼꼼히 아우르는 재평가를 내려야할 때"라고 했다. 한편, 신임 최양식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줄대기 인사 관행을 철저히 배격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 ‘논공행상’식 인사나 정실인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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