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주화는 피와 눈물의 고통 속에서 탄생했다. 60년의 2·28 민주운동으로부터 시작해 87년의 6월 항쟁으로 결실을 거둔 오랜 기간 권위주의정권과 피의 투쟁 끝에 이룬 국민승리의 대장정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제6공화국은 아시아권 제1의 민주국가를 이루어 냈다.   그러나 그 후 8차례의 정권 교체 과정은 정권이 바뀔수록 민주화의 길은 먹구름에 휩싸이고 있다. 임기 종료 직후 자살하는 대통령, 감옥으로 가는 대통령 등에 이어 체제불안에 연루된 대통령까지 생겨나면서 정치가 사회불안의 원인이 되는 한편 사회적 품격 저하의 원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국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사 결정이 정정당당한 모습보다는 꼼수처리가 일상화되고 정치적 조정과 합의의 일탈은 사법부에 시비를 맡겨도 정치권이 부끄러워 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본질적으로 정치는 이해를 달리하는 세력끼리 투쟁하는 것이지만 의사결정 과정은 법과 원칙을 벗어나서도 안되고 폭력을 수단으로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수의 일방통행도 삼가야한 것이다.   물론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원칙이지만 소수자와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 쌍방의 충분한 설명이 국민을 향해 이루어지는 과정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이번 국회처럼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라는 물리력으로 여당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않는 것은 물론 국민을 향한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의사결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5공화국 이전에 흔히 보던 일이었다.   대통령 거부권으로 이를 다시 무력화시키는 행태의 반복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에는 과연 이게 의회민주주의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걸린 법안을 이렇게 해도되는 것인지 국민이 두렵지 않은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자 당의 혁신을 정상적인 정당기구가 아닌 인요한체제를 만들어 당의 쇄신을 꾀하고 있으나 쇄신방법이 못마땅하다고 당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현상은 꼴불견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인 위원장을 부르지나 말든지 속내를 알 수 없다.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않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들을 보면서 집권당에 대한 신뢰를 가져도 될지 의문을 갖게 된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국회 제1당이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가 중대범죄 혐의자이고 그가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는 당과 국회직 인사에 대한 영향은 물론 당 운영과 국회 운영을 정상으로 보아야할지 의문이다. 아무리 재판결과에 따라 범죄가 최종 확정된다해도 그와 함께 연루된 사건의 범죄 혐의자들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1야당의 최고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묻고싶다.   더욱이 범죄 피의자로서 법적 판단은 어떨지 모르나 당은 물론 국정에까지 간여해도 되는지 국민들의 눈높이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의 탈당사는 이를 아프게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 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되었다"며 "내로남불과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했다.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은 정치를 심판할 중대 기회를 맞았다. 이번 선거로 국민들은 여당의 무능과 야당의 저질성, 체제이탈현상 등을 심판하고 국민적 투쟁으로 쟁취한 자유 민주체제를 발전시키느냐, 아니면 후퇴 시키느냐의 선택의 중대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보다 못지않게 참을 수 없는 저질 정치문화도 반드시 씻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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