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목월기념사업회(이하 동목사업회)가 주관하는 ‘2023동리목월문학상’ 선정작이 무효화되고 이에 따른 시상식도 전격 취소됐다. 동리문학상이 제정된 후 26년만에, 목월문학상이 제정된 후 1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7일 문학관에서 진행된 동리목월문학상 회의에서 올해 수상자 확정과 시상식 개최를 부결했다. 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는 올해 선정과정에 있어, 운영규정에 가장 첫 단추인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운영위원 중 한 사람인 기념사업회 회장 한동철씨가 독단적으로 임의로 판단해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작품을 공고하는 등 공적인 절차를 아예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문학상 선정은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지난 1일 더케이경주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2023동리목월시상식이 돌연 취소돼 그 배경과 원인에 대한 파문이 일었고 논란은 ‘당선작 무효’라는 사상 초유의 결론을 내려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이에 따라 그동안 상금을 지원했던 한수원 측에서도 공정한 절차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자칫 26년간 이어졌던 대한민국 대표 문학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동목사업회는 지난달 15일 올해 동리문학상 수상자에 윤순례 소설가와 목월문학상 수상자로 조창환 시인을 선정했었다.동리목월문학상은 동리목월문학상 운영 규정에 따라 동목사업회 회장이 당연직 회장이 되고, 경주시문화관광국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문인협회경주시지부, 동리목월 유족,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 등의 당연직과 추천인사 등으로 구성된 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규정에 의거해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다.문학상 선정은 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기념사업회가 매해 문학상 심사위원을 보고하면 이를 판단해 1, 2차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그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한 뒤, 당선작에 대해 다시 운영위원회에서 검증하고 추인된 뒤 공식적인 발표를 한다. 이후 한수원과 협약계약을 통해 시상금을 지급해 왔다.운영위원회는 문학평론가, 시인, 소설가 등 20인 내의 전문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예심과 본심을 거쳐 동리문학상에 소설가 1인, 목월문학상에 시인 1인을 수상자로 결정해왔다.한편, 문학상을 운영하는 동목사업회는 지난해 동리문학상 수상자에게 협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수상자인 소설가 김훈씨가 소송을 제기하자 뒤늦게 올해 7월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수상자는 또 시상금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와 소송비용까지 지불할 것을 법에 호소해 최근 이자 300여만 원과 소송비용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판결받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 소송으로 말미암아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됐다고 밝혔다.7일 회의에 참석한 A위원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했기 때문에 올해 수상자와 시상식은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한수원 측은 투명하고 공정성이 담보된 절차로 신뢰가 회복될만한 상황이 올 때 문학상 후원을 재검토할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이진락 경주시의회문화도시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지만 공적인 입장에선 운영진의 규정을 거치지 않은 모든 심사와 발표는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을 내려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이같은 결론에 대해 소설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소설가 이상문씨는 "운영위원회로부터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예선을 통과한 소설집 5권을 받아 정독했으며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나를 포함한 세사람의 심사위원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토론을 거쳐 당선작을 결정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심사 절차를 시행하는 측에서의 잘못일 수 있으나 심사위원들의 잘못은 없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심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심사위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며 당선과 시상이 무산된 것은 지난달 15일 당선을 통보받은 소설가와 시인에게는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