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평해읍 평해초등학교는 1912년에 개교해 100년의 역사를 넘긴 울진군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다. 현재까지 750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22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평해읍이 과거 울진군의 중심지역이었다가 서서히 규모가 줄어들면서 평해초등학교도 학생수의 감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작은학교 자유학구제가 시행됐지만 다른 학구에서 유입되는 학생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3학년과 4학년이 복식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현재 6학년이 8명이지만 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학생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평해초등학교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는 평해읍의 규모가 서서히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인근 백암온천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 상권이 위축돼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탓도 있다. 여기에 10분 거리의 후포면이 후포항의 발전으로 팽창하면서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풍부해지고 그만큼 학령인구도 늘어나는 현상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하지만 평해초등학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복한 작은학교만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다양한 특수교육, 체험학습 강화 등을 통해 이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꾸준하게 이어가기 위해 교육주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해초등학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교실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모든 활동이 교실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꾸며 학생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 지난해 지능형 과학실 구축사업을 통해 첨단 과학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실 리모델링, 정보화기기 현대화, 안전 설비 설치 등 교육환경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학여행, 체험학습,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특색프로그램 등 모든 교육활동 경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9월 체험학습을 위한 수요조사를 하다보니 대부분의 학생이 비행기를 타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전교생을 비행기에 태워 3박4일간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은 제주도에서 “돌아오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즐거워했다고 한다. 그만큼 모든 교육이 학생들을 위해 이뤄진다는 점을 말하는 사례다.또 바다의 소중함을 느끼고 지키는 법을 배운 네모의 꿈 캠프(2박 3일), 독도의 소중함과 울진 지역의 문화를 볼 수 있었던 봄 현장체험학습, 해양과 발명을 잇는 프로그램을 통한 해양교육 해발잇 프로그램, 울진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와 연계한 학생 정서 안정을 위한 경주체험학습, 최신 정보화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찾아가는 인공지능(AI) 체험학습, 메이커 교육과 수학체험센터 체험학습 등 다양한 숙박·비숙박형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평해초등학교 학생 전원은 3D펜, 컴퓨터, 배드민턴, 통기타, 플룻, 스쿨밴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꿈과 끼를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시작된 스쿨밴드 프로그램은 2022학년도 1인 1악기 프로그램과 대학시절 밴드동아리 활동을 한 6학년 담임교사의 학급 특색교육으로 출발하여 졸업식 마지막을 졸업생 밴드공연으로 마무리 한데서 출발해 올해 정식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채택됐다. 지역내 전문강사를 초청해 주 2회 수업을 통해 실력이 일취월장한 학생들은 2023학년도 울진 그랭이질 학생 예술제에 참가해 실력을 뽐냈으며 평해초등학교 종합학예발표회에서도 멋진 연주로 내빈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내년 1월에 있을 졸업식에서도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학년(1~2학년)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돌봄교실은 학기 중(오후 12시30분~오후 5시)과 방학 중(오전 8시30분~오후 12시50분)으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으며 태권도, 창의미술, 아이클레이, 줄넘기, 우쿨렐레와 같은 특별프로그램을 요일별로 실시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된 태권도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체력이 떨어진 학생들의 체력과 극기 정신을 향상시키고 무상으로 도복과 띠를 제공해 학부모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평해초등학교의 특색교육 활동은 인문학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해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지식습득을 통해 초등교육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 경쟁력을 갖춘 미래 인재로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도서실에 1500권의 도서를 확충했고 서가도 교체해 도서실 이용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바른글씨 쓰기 교육을 실시해 컴퓨터에 의존하면서 생긴 문제점을 극복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독서동아리를 활성화하고 아름다운 편지쓰기, 작가초청 대화의 시간 등을 마련해 기본적인 인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평해초등학교는 현재 스쿨버스 1대를 운영하고 있다. 후포면과 구산리의 유치원생은 택시를 계약해서 스쿨버스 대신 운영한다. 앞으로 학구 밖에서 유입되는 학생이 있다면 택시 계약을 통한 등하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운영에 쓰이는 대부분의 예산은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사업에 응모해 확보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학생회장 조하나(6학년) 양은 “다양한 체험학습 등 작은학교만이 가지는 장점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도록 만든다”며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이 즐겁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항상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용석 교장은 “현실은 매우 어렵지만 평해초등학교의 모든 교육가족이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의 발전이 이뤄지고 청년 인구의 정착 여건이 조성돼 일자리가 창출된다면 평해초등학교도 지금의 어려움에서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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