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과 산책하다 본 목련, 꽃 이름 알려주었더니 왜 이름이 목련인지 되묻는다. 나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어려운 질문, 연꽃 닮은 꽃이나무에 피어서 목련인지 모르겠다고 했던 생각이 난다. 오래전 누군가심었을 목련, 수많은 팔 공중에 뻗어 바람에 손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 에게 인사하는 목련. 걸음 멈추고 서서 공중에서 나풀대는 흰 꽃 물끄러미 바라보는 햇살 좋은 오후. -김참, `목련` *시의 내용이 담백하고 심플하다. 한 폭의 목련꽃 그림 같은 여백의 미를 주는 시다. 시 속의 화자인 시인은 어린 아들과 목련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다. 왜 이름이 목련이냐고,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목련처럼 이쁘다. “시인이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질문”이다. 어린이가 시인이다. 어린이가 천국을 본다. 시가 꼭 진지하고 무거워야 할 필요는 없다.아버지의 대답도 재밌다. “연꽃 닮은 꽃이 나무에 피어서 목련인지 모르겠다고.” 연꽃은 물 위에 피는 꽃이지만, 나무에 핀 연꽃 같아서 목련이라고! 시인의 엉뚱한 발상이, 재밌는 상상력이 시의 주제다. 시는 상상력의 집이다. 노래다. 참신한 상상력이야 말로 시 읽는 즐거움이다. 봄을 상징하는 꽃, 목련의 모양은 얼마나 우아한가. 그래서 꽃말도 고귀함과 숭고함이다. 그런데 백목련의 꽃말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란다. 애틋한 사랑의 이미지가 백목련의 이미지라니! 꽃 모양이 더 애절해 보인다. 목련하면 떠 오르는 노래가 있다. 박목월 시인의 시에 붙인, ‘사월의 노래’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벨텔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또 있다. 우리 가곡‘ 목련화’다. “오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선율이 슈벨트 가곡처럼 우아하다.시인은 지금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공중에서 나풀대는 흰 목련화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물끄러미! 하염없이 바라본다. 햇살 좋은 어느 평화로운 오후에. 흰 팔을 허공중에 흔들며 사람들에게 반갑다고 인사하는 아아, 사랑스런 나의 백 목련! 꽃의 여백처럼 희고 향긋한 여백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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