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우리나라가 왜 저출산 국가일 수밖에 없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신혼부부 수는 103만2천쌍으로 1년 전보다 6.3%(6만9천쌍) 감소했다. 신혼부부 수는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 이래 매년 5만∼8만쌍 줄어 이 추세라면 올해는 100만쌍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신혼부부는 혼인을 신고한 지 5년이 지나지 않고, 국내에 살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를 말한다. 아이를 가진 부부도 줄고 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비중은 46.4%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높아져 이 또한 역대 최고치였다. 아이가 있는 부부라도 평균 자녀 수는 0.65명으로 전년보다 0.01명이 줄었다.   신혼부부의 맞벌이와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유자녀 비중이 달랐다. 맞벌이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8%로 외벌이 부부(59.4%)보다 9.6%포인트 낮았고, 무주택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5%로 주택이 있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59.6%)에 크게 못 미쳤다. 집이 없거나 맞벌이하는 부부는 아이를 갖지 않지 않는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이다.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6천790만원으로 전년(6천400만원)보다 6.1% 늘었는데 이는 그만큼 맞벌이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맞벌이 비중은 2021년 54.9%에서 지난해 57.2%로 2.3%포인트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맞벌이 문화 확산 속에 신혼부부의 소득 수준이 높아졌지만, 빚은 더 늘었고 주택 보유 비중은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10쌍 중 9쌍(89.0%)은 빚이 있었고, 이들의 빚(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천417만원으로 전년보다 7.3% 불어나 연 소득의 2.4 배에 달했다. 빚은 늘어도 집을 가진 신혼부부 비중은 전년의 42.0%에서 40.5%로 1.5%포인트 줄었다. 이런 신혼부부 통계는 저출산 문제의 답을 새삼 일깨운다. 젊은 세대들이 내 집 마련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 문화를 정착시키는 여러 대책이 제시됐지만 여태껏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은 물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세월만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이 한가하지도 않다. 그간 국가 소멸까지 걱정하는 잇단 경고음에도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너무 무뎌지고 있지 않았는지 모두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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