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립(金笠, 김삿갓)이 화창한 봄날에 팔도유람을 다니다가 어느 개울가에 이르렀더니,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마침 천변(川邊)에는 버들강아지가 한창 피어나고 있어서 그 아이들에게, “버들강아지는 강아지인데 왜 울지 않을까?”하고 물었다. 아이들은 김삿갓을 바라보고 그 물음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왜 묻는 말에 답하지 않느냐?”고 하니, 아이들은 김삿갓을 바라보고, “솔망울은 방울인데 왜 울지 않나요?”라고하기에 김삿갓은 그들의 기발한 되물음에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어느 누구와의 질의응답에서 지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들 신세대 아이들의 지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타로 한방 얻어맞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반성적 깨달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즈음 유치원생들로 가끔 기발한 질문과 답을 잘하고 있어서 감탄할 때가 많다. 그래서 어리다고 사고능력도 어린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기성세대가 유아기에 경험했던 문화 환경과는 판이한 지식팽창 사회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지식을 축적하였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는 ‘지식의 두 배 증가곡선’에서 인류의 지식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하였다. 인류의 지식 총량이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왔는데, 1900년대부터는 25년마다 두 배로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 되었고, 2030년이 되면 3일마다 지식의 총량이 두 배씩 늘어나서, 100억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우주의 대폭발인 빅뱅(Big Bang)과 같이 지식의 빅뱅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식의 폭발적 증가는 인류의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인간의 수명도 그 지식으로 인해 30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참신한 젊은 앨리트(elite) 영입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조직하여 조직적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갈등이 다소 비치는듯하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늙은 말이 길을 안다”라는 노마지도(老馬知道)의 고사(故事)와 같이 다선(多選)의원들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어려운 현실여건을 극복하면서 나름대로 헌정에 참여해온 자원(資源)정치인들인데 그들에게 지역구를 양보하라든지, 출마를 포기하라는 등의 단정(斷情)의 말은 당자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시대변화의 추이(推移)를 보면 정치도 젊은 피의 수혈로 참신한 개혁을 시도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으니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음 아픈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   혁신위원회가 제시하는 개혁안에 따른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 개인은 정치적 불안과 두려움 및 불평의 정서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원로정치인이라 할지라도 그동안 다져온 지역구를 포기하고, 당선이 애매한 험지라 불리는 다른 지역구에 본의 아니게 출마하게 될 경우 그 변화의 모험이 정치인의 삶을 어떻게 달라지게 할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의 변화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혜가 절실한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의 트렌드(trend) 즉, ‘동향’과 ‘추세’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냉철한 용단이 필요 할 것 같다.   지난 2021년 1월 5일에 미국 대통령당선인 바이든(Biden, Joseph R.)이 조지아(Georgia) 주(州)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지원하기 위해 애틀랜타(Atlanta)를 방문하여 시행한 유세에서, “정치인은 권력을 주장하고 빼앗고 장악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국민에 의해 인정되고 주어지는 것이다.”라고 한 말이 참으로 뜻깊은 지원유세였다고 생각된다.   다선의원 배제, 험지권유, 불출마, 신당창당 등의 어려운 역학적 작용이 정치마당에서 국민들의 인정과 판단에 근거하지 않고 자당적⦁물리적으로 작동된다면 그것은 정치권력을 빼앗는 것과 같은 위험부담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세상이 급변하는데, 신세대의 참신한 정치이념들은 국태민안의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할 때, 그들의 영입은 정치발전 만이 아니라 국가 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모맨텀(momentum)이 될 것이다.   새로운 정치지망생의 깨끗한 현수막이 입동의 차가운 기온에 펄럭이고, 각 후보자들이 각종 모임에 참석하여 면식을 익히는 모습이 반갑기는 하지만, 그들의 정치이념을 인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태민안의 귀중한 자원’으로서 국가사회 발전과 어두운 민생을 밝히는 희망의 횃불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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