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11시에 경주시 율동 제내(堤內)마을 북산 하원(下原)에서 해은(海隱) 권영도(權寧燾)선생의 시비 제막식이 봉행되었다. 금년은 선생이 작고한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써 자사(子舍) 권오신(안동권씨좌윤공파종회장), 권오길(농형중앙회 영천지부장) 등 슬하 5남매분이 선고장 사세 30주년을 맞이하여 보본의 일단(一端)으로 시비를 수갈⦁제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일은 새벽에 뜻깊은 위선지사를 축하하는 서설(瑞雪)이 내려서 황도(黃道) 길일을 방증(傍證)해 주었고, 하늘도 축하해 주었다. 향유(鄕儒) 80여명과 국회의원 권해옥을 포함한 해운시비건립추진위원 20명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해은 권영도선생은 안동권씨 매헌공문중 후예로서 1906년(丙午)에 경주시 율동 본제에서 6남3녀의 9남매 중 최후생(最後生)으로 출생하여 1993년에 사세하였다. 영민 준특하고 자유호학(自幼好學)하였으며, 가학을 전수 받고 화계서당에서 수학하여 전청년기에 이미 경사자집에 효통하여 거명되는 선비였다고 한다.   안동권씨 두동(둥굴) 매헌공문중은 조선조 명종8년(1553)에 24세의 연치로 문과급제해서 성균관전적으로 출사하여 병조정랑, 회덕현감, 하동현감, 영천군수 등을 역임한 귀봉 권덕린공의 둘째 자사(子舍)인 승정원 좌승지 매헌 권사민(權士敏) 공의 후손 집성문벌이다.    매헌공은 청년기에 경사자집에 효통하여 약관에 향시에 십 여 차례 입격한 영재였으며, 임진란에는 서사어적(誓死禦敵)을 맹세하고 창의 거병하여 많은 공을 새워서 선무원종공신으로 녹훈되었고, 또한 1790년 정조8년에 효자정려를 받은 충효양전의 우뚝한 현사(賢士)였다. 그래서 이곳 안동권씨 매헌공 문중은 관면충의가 대대로 연면해온 자랑스러운 화벌세족이며, 현세에도 교수, 법관, 고급공무원, 우수기업의 임원, 사업가 등 많은 자랑스러운 인재가 배출되어 국가사회 문화 창달에 기여해 오고 있음이 널리 알려져 오고 있다. 이것은 무엇 보다 추원보본의 이념을 견지하고 조상을 숭모하며 유지(遺志)를 받들어 의방지훈을 지켜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선생의 고위(考位)는 통훈대부 중추원의관 충청도관찰사 휘(諱)재운(在運)이고, 비위(妣位)는 숙부인(淑人)김해김씨이며 배위(配位)는 학성이씨 용석(龍錫)의 따님이다. 선생은 24세 때인 1930년 조선총독부 시행 한의약업시험에 수석합격하여 약관에 한의원을 개설하여 국민건강증진에 봉사하였다. 특히 시문에 특별히 심취하여 향토 유림과 더불어 시작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고 한다. ‘옥연정’을 비롯한 7언 율시 200여수와 『한의서』 『근유신편』, 『두율』, 『명율정선』 등 문집 10여권과 미발표 자필원고 2만장의 방대한 저술을 남긴 임천(林泉)의 학사(學士)였다고 한다. 선생의 시비는 부귀를 상징하는 망산(望山)이 바로 보이는 묘정(墓庭)에 세워졌으며, 고가의 우뚝한 정민에 새겨진 두 수의 시는 ‘登女首巖山’과 ‘琴藏落雁’이었다.   혜은 선생의 시비에 명각(銘刻)된 시문과 발행한 『해은시집(海隱詩集)』은 세상을 관조하는 혜안과 삶의 정향 및 효의(孝義)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값진 문화유산이라 생각되기에, 안동권씨 매헌공문중이 더욱 번연하게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정성의 일단으로 ‘해은선생시비제막축송’을 삼가 찬(撰)해 보았다. 海隱生長華閥門(해은생장화벌문) 해은선생 화려한 명문가에 태어나 자라시어, 英邁俊特修學先(영매준특수학문) 영매하고 특별히 뛰어나서 먼저 학문 닦으셨네. 杜洞靑山瑞氣處(두동청산서기처) 두동 푸른 산 상서로운 기운 나는 곳에서 案頭燭明讀萬卷(안두촉명독만권) 책상머리에 촛불 밝혀 많은 책 읽으셨네. 春夢名利投蒼林(춘몽명리투창림) 봄꿈 같은 명예와 이익 푸른 숲에 던지시고 爲己之學獨工儘(위기지학독공진) 참된 나를 위해 홀로 공부에 정성 다하셨네. 石硯墨雲得靑風(석연묵운득청풍) 벼루에 간 먹구름 청풍을 얻으시니 貞珉世德輝與天(정민세덕휘여천) 단단하고 아름다운 세덕 하늘과 더불어 빛나리라. 오래전부터 유래되어 전해 온 이름, 옥녀라 부르는 상봉 바위산 같이(古昔由來傳有號 謂之玉女首巖山) 해은 선생의 유적(遺蹟) 유방백세(流芳百世)에 전승하고, 자손들의 위선지심(爲先之心) 만고(萬古)에 방광(放光)하기를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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