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문무대왕면 장항리에 있는 해발 448m의 백두산에는 고욤나무 군락이 있습니다. 고욤나무는 옛날 민가에도 많이 기르던 감보다 작은 열매가 열리는 나무다. 그래서 한자로는 작은 감이라는 뜻의 소시라고 씁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따서 말린 것을 군천자라 하며 수시로 갈증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의 양이 많아지는 소갈이나 얼굴에 열이 나고 땀이 흐르는 번열증 등에 많이 처방합니다.고욤나무는 6월에 감꽃이 떨어지면 곧바로 꽃을 피웁니다. 이때 문무대왕면에서 꿀을 따는 양봉업자들은 백두산에 모입니다. 우리나라 꿀은 아카시아꿀, 유채꿀, 밤꿀, 잡화꿀이 대부분입니다. 그중 아카시아꿀이 70%를 차지합니다. 고욤나무꿀은 흔치 않지만 짙은 향기와 맛에 귀한 꿀로 여겨집니다. 학술적으로는 효능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해소와 천식에 좋다고 전해집니다. 양봉기술은 꿀벌의 생육에 대한 전문지식도 필요하지만 기후변화와 매개식물의 식생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문무대왕면 황석락씨가 처음 양봉에 뛰어들었을 당시 아카시아꽃의 개화일수는 남부에서 북부까지 약 40일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고작 20여일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양봉농가의 소득은 엄청나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아카시아 개화일수가 줄어들어 양봉농가의 소득이 줄어들자 각 농가에서는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꽃가루를 채취해 건조시켜 소비자들에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로열제리 생산으로 활로를 개척합니다. 또 딸기농가나 멜론농가, 과수원에 수정용 벌로 꿀벌을 임대해서 수익을 얻기도 합니다.아카시아 꿀의 생산이 줄어들자 문무대왕면의 양봉농가는 고욤나무꿀 생산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아카시아꿀에 입맛이 굳어 선호도가 높지만 고욤나무꿀이 약효가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기능성 특산물로 생산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문무대왕면에는 16 양봉 농가가 있습니다. 이 중 ‘천년벌꿀농원’을 운영하는 황석락씨는 1977년부터 46년째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황씨는 약 400통 정도의 꿀벌을 기릅니다. 그리고 1년에 생산하는 꿀 가운데 1/4 정도가 고욤나무꿀입니다.황씨는 양봉업의 미래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이 일을 시작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황씨는 “한번 꿀을 따러 나가면 보통 25일 정도 꽃피는 곳으로 옮겨다니기 때문에 양봉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전통꿀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꿀을 즐겨 먹는다면 오랫동안 이어온 양봉산업이 명맥을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콘텐츠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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