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사건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극단적 대립이 일상화된 우리 정치권을 되돌아보게 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진영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청산 대상으로 삼는 풍토가 퍼져 있다.   때론 가짜 뉴스까지 만들어 상대를 악마화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벌써 온갖 추측과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있다. 여야는 좋든 싫든 이 나라에서 함께 살아가며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일을 할 책무가 있다. 정치인들도 이번 일을 극단적 정치 문화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가장 최근 테러를 입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둔 2022년 3월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서 당대표 자격으로 이재명 당시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좌파 성향 유튜버 표모씨가 휘두른 망치에 뒤통수를 4차례 가격당했다.   여당에선 한나라당 당 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커터칼 테러가 있었다. 5·31 지방선거 운동 기간 중이었던 2006년 5월 20일, 신촌 현대백화점 근처에서 서울시장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선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괴한이 커터칼을 휘둘러 오른쪽 뺨에 자상을 입힌 사건이다. 박 전 대통령은 즉각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약 11㎝ 길이의 자상에 대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얼굴을 60바늘 꿰맨 박 전 대통령이 병상에 누워서도 “대전은요?”라고 물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당시 한나라당에 불리했던 판세가 바뀌기도 했다.   유력 정치인을 향한 물리적 공격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했다. 2018년 5월 ‘드루킹 특검’을 주장하며 국회 계단 앞 천막 단식 농성을 벌인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농성 3일 차에 화장실에 가려고 계단을 오르던 중 갑자기 달려든 30대 남성의 주먹에 오른쪽 턱을 맞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2002년 11월 농민대회에서 연설하던 도중 청중석에서 날아온 달걀에 아래턱을 맞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9년 6월 일본 방문을 위해 들른 김포공항에서 70대 재미교포 박모씨가 던진 계란에 왼쪽 눈을 맞았다. 이 대표에 겨냥한 공격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규탄 성명이 나왔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 행위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유력 정치인은 목숨을 걸어야 하나. 이 전 대표의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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