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을 지난 봄의 문턱에서, 문득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어딜까. 자신도 모르게 치유돼 다시 일상으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는 카페가 새로 생겼다. 바로 지난달 29일 문을 연 ‘카페 센트레(centre, 이병권&이재원 공동대표, 경주시 숲머리길 130-30)’다. 이병권, 이재원 부자가 공동 운영하는 ‘카페 센트레’는 경주도심과 그리 멀지 않은, 보문관광단지 입구에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보문동 ‘숲머리마을’ 뒤편 숲머리 뚝방길(선덕여왕 둘레길) 인근에 위치한다. 카페 입점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에서 문을 연 이 카페는 들어서자마자 시원스레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며 힐링을 증폭해준다. 카페에서 내려다보는 숲머리마을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센트레’는 명활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마을 옆으로 드넓은 보문들이 펼쳐져 있으며 바로 지척에는 신라 26대 진평왕릉과 보문사지, 명활산성, 신라왕경숲 등과 연접해있는 숲머리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 맛집이다. 더불어 향기로운 커피와 맛있는 베이커리까지 구비해두었으니 카페로선, 완벽한 조합을 자랑한다. 명당 중 명당에서 문을 연 이곳은 벌써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카페 명소로서의 입지를 예약하고 있다. 넓은 유리 통창을 통해 멀리 순하게 생긴 소금강산의 중첩된 능선 뷰와 마을의 고즈넉한 한옥 80여 채의 기와 뷰, 자연스레 굴곡진 계단식 논 뷰, 해질녘이면 통창 가득 들어차는 노을 뷰 등 다양한 주변 경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니 ‘뷰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손색이 없다. 봄이면 카페 바로 뒤편 2㎞ 농수로를 따라 600여 그루 붉은 겹벚꽃이 환하게 자지러지듯 피는 오솔길이 전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데다, 가을이면 남쪽으로 진평왕릉 황금들녘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둘레길을 걷다가 언제라도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안성맞춤형 카페인 것이다. 이곳과 인접한 남촌마을에 살던 이병권 대표는 이곳 숲머리마을을 주목했고 이 카페 부지를 10년 전에 매입했다. 카페를 짓기로 결정한 후, 꼼꼼한 공정을 거치느라 1년여 만에 완공했다고 하는 이곳은 300여 평에 지어진(연면적 100평) 2층의 박공지붕 형식이다. 2층에선 한층 아름다운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 친환경적 풍광에 잘 어울리는 실내 인테리어는 튀는 구석이 없다. 순둥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실내는 들어서기만 해도 힘들었던 마음 한켠이 스르르 해제된다. 이 카페는 전체 규모에 비해 ‘비어있는’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편하게 다니며 바깥 풍경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인장의 작은 배려로 보였다. 커피 원두는 서울 커피박람회에서 발굴한 좋은 품질의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선보이고 있는 베이커리도 직접 베이킹하고 있다. 이재원 대표는 커피 원두를 선택할 때 ‘모두의 입맛에 맞는 원두’를 찾았고 너무 강렬한 원두보다는 차처럼 마시기 편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홍차를 마시는 듯한 원두 두 가지를 블렌딩 하고 있다고 했다. 고소한 원두와 차처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산미를 지닌 원두를 제공해 균형 잡힌 커피 맛을 지향하고 있다.에스프레소, 솔티드 카라멜 라떼, 말차 라떼, 아쌈 밀크티, 홍차 블렌드 티, 대추차, 루이보스 티 등 커피류와 넌 커피류, 에이드류, 신선한 쥬스, 블렌딩 티까지 두루 갖춰 두었다. 이곳 베이커리 시그니처 메뉴로는 신선한 야채와 햄, 치즈가 풍부한 ‘뉴욕롤 샌드위치’ 전체라고 한다. 또 일부러 섬세한 결을 만들어 눈길을 끄는 ‘펭스위스’, 쪽파를 얹은 소금빵과 팥을 얹은 소금빵 등을 선보이고 있다. 브런치 메뉴도 기획해 봄 시즌 즈음, 다듬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재원 대표는 “지금은 소금빵 등 대중적 입맛에 집중하고 추후 도전적인 메뉴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브런치도 식빵을 이용해서 보기 어려웠던 메뉴로 구성하되 너무 실험적이지 않은 메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과 상생하는 지혜도 발휘한다. 아침에 구운 빵들은 그날그날 소진한다는 게 원칙이고 남은 빵들은 마을회관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린다. 이재원 대표는 ‘품질 좋은 원두와 신선한 재료로 직접 구워 선보이는 베이커리 공급이야말로 센트레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하고 정직한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커피의 균형 잡힌 원두 밸런스를 유지하듯, 친환경적이고 멍 때리기 좋은 조화로운 분위기의 카페로 만들고 싶다. 힘들었던 일상의 무게를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고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경주의 힐링 명소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피를 파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조금 미흡하지만 지역 예술인과 작은 음악회 등을 열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역할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은 스님 한 분은 “차 한 잔 시켜놓고 가만히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치유가 된다. 그냥 이렇게 멍하니 오랫동안 머물러도 참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살짜기 봄이 다가오고 있다. 일상에 스며드는 치유의 힘을 가진 이곳, ‘카페 센트레’를 찾는다면 더욱 행복해지고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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