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해처럼, 밤에는 달처럼 그렇게 살 수 없을까’ 라는 성가의 노랫말 가운데 한 소절이 있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해가 달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보면서도 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크다. 해는 변함없이 으레히 항상 있는 것이라 등한시 하기 쉬운 까닭도 있다. 그러나 달의 모습은 해의 위치와 작용에 의한 것이지만 가냘프고, 은은한 그 모양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달빛이 바람 위에 향기되어 흐르고, 외로운 사람은 불을 끈 창 변에 서늘한 달빛을 고이 안고 산다. 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암체이지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이다. 천체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온갖 물체를 통 틀어서 하는 말이다.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유일한 천연의 위성이다. 위성은 행성의 둘레를 운행하는 작은 천체이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4천4백키로로 지구에서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해(태양)까지의 4백분의 1이라 한다. 태양이 비치고 있는 달의 표면은 영상 섭씨 130도 이상의 고온이라 한다. 과학자의 지론에 의하면 달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서 떨어져 나간 물체라 한다. 그리고 달은 지구의 주위를 공전하고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의 빛을 받지 못하는 달의 반면(반쪽면)은 해가 진 뒤는 암흑세계로 기온이 영하 510도라 한다. 그리고 달은 약 27일, 32일을 주기로 지구의 둘레를 공전하면서 크기가 차고 기우는 현상으로 초생달·반달·보름달·그믐달이 생긴다는 것이다.달의 겉보기 형태는 태양-달-지구 세 천체의 위치에 따라 변하는 삭망(음력 초하루와 보름)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항상 변하는 것에 관심과 매력을 느낀다. 밝은 태양에 관한 고마움보다 달에 대한 미련을 더 가지는 것 같다. 특히 문학에 표출되는 많은 얘기와 예화들이 회자되고 있다. 불교의 ‘팔만사천대장경’에 달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구름을 벗어나 그렇게 환하고 밝다고 한다. 더구나 채워지고 이지러지는 보름께의 달을 바라는 멋은 마음을 나누는 벗보다도 대화가 다사롭다.소설가 나도향의 ‘그믐달’에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말을 붙일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소녀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다. 그믐달은 세상에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홀어미)와 같이 애절한 맛이 있다고 한다. 한 시인은, 보라. 달이 떠오르는 것을/ 동쪽에서 떠오르는 은빛 둥근달/ 지붕 위에서 아름답게 비치는 유령 같은 달/ 거대하고 과묵한 달. 이내 밤의 어두움이 스며들자/ 달이 경이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하여 밤마다 경청하는 지구에게/ 그녀의 탄생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백(이태백)의 한시에. 서리 내린 듯 달빛이 맑다/ 자다가 일어나 앉는다/ 고개를 드니 산에 달이 걸리고/ 눈에 삼삼한 고향의 모습/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의 ‘송강가사’에, 내 마음 베어내어 저 달을 만들고자/ 구만리 장천에 번 듯이 걸려있어/ 고운님 계신 곳에 비추어나 보리라. 윤선도의 ‘오우가’에 실린 시조에,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으랴/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무명의 한 시인은, 산촌에 밤이 드니 먼데 개 짖어온다/시네 (사립문)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에 잠든 달을 짖어 무엇하리요. ‘달’을 사랑한 김소월의 시(詩)에도,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운 줄도/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 볼 줄을/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하루가 저무는 음력 초사흘쯤이면 서쪽 하늘에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아기 별 두셋을 거느리고 초생달이 뜬다. 여인의 눈썹은 가느다란 모습으로 애처롭게 달이 뜬다. 신(神)의 자비라 불리 우는 노을과 함께 고우면서도 처량한 비련한 모습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곱게 물들게 한다. 노을이 초생달을 가슴에 포근히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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